전두환(全斗煥) 전대통령은 현충일을 닷새 앞둔 1일 오전 측근 40여명과 함께 국립 대전현충원을 찾아, 장인 이규동씨와 12.12사태 주역 유학성씨 등의 묘소를 참배했다. 대전지역 시민단체 회원 20여명이 오전부터 나와 참배를 막으려고 시도했으나 전 전대통령 일행이 예정보다 일찍 도착해 저지에는 실패했으며 나올 때도 승용차를 바꿔타고 빠져나가 직접적인 접촉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날 참배행사에는 부인 이순자(李順子)씨와 황영시, 박종규씨 등 전 전대통령의 측근 40여명이 함께 했으며 심대평 충남도지사도 참석해 인사를 나눴다. 전 전대통령 일행은 예정됐던 오전 11시보다 20여분 빨리 대전현충원에 도착해 현충탑에 헌화.분향한 뒤 일행이 함께 묵념하는 시간을 가졌다. 현충탑을 참배를 마친 전 전대통령은 "날씨가 좋아서 병아리들이 많이 왔네"라며 호국의 달을 맞아 현충원을 찾은 유치원생들에게 손을 흔드는 등 편안한 모습을 보였다. 이어 전 전대통령 일행은 국가유공자 묘역과 애국지사 묘역을 찾아 참배한 뒤 장인 이규동씨와 12.12사태를 함께 했던 유학성씨 등이 묻혀있는 장군 1묘역을 찾아 헌화.분향한 뒤 고인의 넋을 기렸다. 참배일정을 마친 전 전대통령은 현충원 내 도로에서 관리병 30여명과 대치하고 있던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을 피해 오전 11시40분께 차량을 바꿔타고 현충원을 빠져나갔다. 이 과정에서 전 전대통령은 자신이 타고온 검은색 에쿠스 승용차에 비슷한 용모의 사람을 태워 이 차량을 가로막고 시위를 벌이던 시민단체 회원들의 넋을 빼놓았다. 대전충남민언련 우희창 사무국장은 "5.18 민주화 운동 학살의 주범이고 12.12사태란 불법행위로 국권을 찬탈한 이가 호국영령이 잠든 성스러운 대전현충원을 참배하게 놔둘 순 없다"고 아쉬워했다. 그는 또 "추징금도 안내고 이렇게 거리를 활보하고 다닌다는 것은 정말 아이러니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전 전대통령은 이런 소동 속에 원래 인근 유성의 한 식당에서 일행과 오찬을 하려던 계획을 취소하고 곧바로 대전을 빠져나갔으며 그동안 매년 1-2차례 측근들과 함께 장인 묘소 등을 찾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대전=연합뉴스) 조용학 기자 catc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