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의 차기 유도무기(SAM-X)사업이 추진될 수 있을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SAM-X사업은 40년이상 사용으로 수명 기한이 다한 나이키 허큘리스 미사일을 대체해 장거리ㆍ고고도 항공기 요격능력을 보강하고 탄도탄 대응능력을 확보하기 위한 사업을 말한다. 국방부는 주요 전력증강사업 중의 하나인 SAM-X 사업비로 지난 해 387억원을 요구했으나 기획예산처에서 전액 삭감했고 이후 국회 국방위 심의과정에서 100억원이 부활했다. 그러나 지난해 말 국회 예결위 심의과정에서 다시 전액 삭감돼 사업 착수가 불투명했던 이 사업이 올들어 다시 추진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군 관계자는 16일 국방부가 '2006∼2010 국방중기계획'에 SAM-X사업비 1조1천억원을 반영해 국가안전보장회의(NSC)와 조율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내주 초 대통령 재가가 날 것으로 예상되는 국방중기계획에 SAM-X사업 예산을 반영했으며, NSC와 최종 조율을 거쳐 이번 주말께 결론이 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 군 관계자는 "국방부측은 2009년도 국방예산에 SAM-X사업비를 반영하는 안을 제시한 것으로 안다"고 전해 국방부는 적어도 2008년부터는 사업이 진행돼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이런 국방부의 안은 NSC와 조율과정에서 반영되지 않을 수도 있다. 1조1천억원이 예상되는 사업비 자체가 천문학적 규모이고, 당장 북측의 가공할 공중위협이 나타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사업 추진은 불필요하다는 정치권 및 시민단체의 반발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국방부는 중기계획에 사업비가 반영되면 독일제 PAC-2 미사일을 우선 협상대상으로 해 가격협상을 벌인다는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국방부는 2002년부터 10년간 1조9천억원을 투입, 최신형 패트리어트인 PAC-3 미사일 48기를 도입하는 사업을 추진했으나 예산 충당 문제와 연도별 지불시기와 관련된 미국측과의 협상이 결렬돼 사업이 유보됐다. 이 때문에 사업비를 줄이고 노후 나이키미사일을 이른 시일내 대체하기 위해 독일제 PAC-2 미사일로 눈을 돌리게 된 것이다. 국방부 획득관계자들이 지난 달 23∼27일 독일을 방문해 PAC-2 미사일 시스템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고 독일측의 의중을 탐색한 것으로 밝혀져 독일제 미사일 도입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독일제 PAC-2 미사일 시스템은 미국의 PAC-3 미사일 시스템과 흡사하지만 PAC-3 미사일을 장착해 발사할 수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독일제 PAC-2를 도입하면 미국의 미사일방어(MD)체계 정책을 한국이 수용한다는 오해는 불식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일부 정치권과 시민단체들은 우리 군이 현재 사거리 40km의 중고도용 호크 미사일과 사거리 5km의 미스트랄 휴대용 미사일 등을 실전에 배치해 놓고 있고, 2008년 한국형 중거리방공미사일(K-MSAM)을 개발할 계획인 만큼 나이키 미사일의 대체전력은 이미 확보하고 있다며 SAM-X사업에 반대의견을 내놓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three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