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9월 정기국회부터 국회 본회의장에 의원 개인별 컴퓨터 단말기가 설치된다. 투표 결과만 알려주던 낡은 전광판도 첨단 전광판으로 바뀌어 동영상 등 멀티미디어 정보가 제공된다. 남궁 석 국회 사무총장은 14일 기자와 만나 "이달 말쯤 '디지털 본회의장 구축'사업에 본격 착수해 올 여름까지 작업을 마무리한 뒤 8월 시범운영을 거쳐 9월1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같은 'e국회'가 현실화되면 본회의장 풍속도도 확 바뀐다. 우선 의원 자리마다 수북이 쌓여있던 각종 서류가 사라진다. 자연 탄핵 등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할 때마다 목격돼온 종이투척 사태는 더이상 볼 수 없게 된다. 종이 대신 단말기를 던지는 사태를 막기 위해 단말기는 철저히 고정된다. 의원들은 자리에 설치된 단말기에서 e북(book)형태로 자료를 제공받고 찬반의사도 단말기로 표시한다. 대정부 질문을 하는 동안 동영상 활용도 가능하다. 의원들의 본회의장 행태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의원 개개인의 참석여부는 물론 자리에 얼마나 머물렀는지 등 '일거수 일투족'이 다 체크되기 때문이다. 잠시 본회의장에 얼굴을 비친 뒤 자리를 뜨는 '얌체족'은 더이상 설 자리가 없어지게 되는 것이다. 아울러 국회 사무처는 의정자료 전자유통시스템을 정착,국정감사나 국회의 상임활동관련 자료 제출이나 전달을 국회와 정부 사이의 전송망으로 대체하는 사업도 추진한다. 남궁 사무총장은 "이번 사업은 정보기술(IT) 강국인 한국의 이미지를 국제사회에 과시하는 동시에 행정의 효율성을 제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궁 사무총장은 "e국회가 완성되면 다른 많은 나라들이 따라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재창 기자 lee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