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을 국빈 방문 중인 노무현 대통령은 11일 "북한이 협력하고 어떤 대화든 진행시키면 한국은 항상 열려 있으며,일체의 조건이 없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베를린에서 동포간담회를 갖고 "단지 비료지원 건만은 북한이 공식 대화 창구에 나와서 지원을 요청하는 게 도리"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그러나 "때로는 남북관계에서도 쓴소리를 하고 얼굴 붉힐 때는 붉혀야 하며,이웃(일본)과도 쓴소리하고 붉힐 때는 붉혀야 한다"고 말해 조건 없는 대화를 촉구하면서도 상황에 따라선 대북 강경책도 동원한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특히 "남북관계는 상호 존중하고 약속을 지키는 데서 이뤄져야지 일방적으로 요구하는 대로 한쪽이 끌려가는 상황이 돼선 건강한 발전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북한의 핵개발과 관련,"강대국간에 합의하고 많은 국가들이 그걸 현실로서 인정해 합의한 핵무기 질서가 바로 핵확산금지조약(NPT)"이라며 "이 조약의 공평성을 둘러싼 문제제기가 많지만 적어도 핵무기를 확산시키지 않음으로써 평화체제를 유지하기로 합의한 만큼 이 핵무기 질서체제는 존중돼야 한다"고 말했다. 남북정상회담 문제와 관련,노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하고 싶지만 지난 2000년 합의한 6·15남북공동선언에 따라 답방을 하기로 돼 있으면 해야 할 것"이라며 "당시 합의가 하나라도 이행돼야 다음 일이 진행되지 않겠느냐"고 답방을 촉구했다. 베를린=허원순 기자 huh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