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은 노무현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한지 1년이 되는 날이다. 헌정사상 최초의 탄핵사태는 총선과 맞물려 정치지형을 바꿔놓았다. 집권 여당은 과반의석을 확보,노 대통령이 국정을 안정적으로 이끌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반면 원내 제1당이던 한나라당은 제2당으로 내려앉았고,민주당은 미니정당으로 전락했다. 당시 탄핵을 주도한 주역들도 대부분 정치권을 떠났지만 "탄핵이 옳았다"는 소신을 굽히지 않고 있다. 재기를 모색하고 있다는 소문도 끊이지 않는다. 탄핵안 처리를 위해 의사봉을 잡았던 박관용 전 국회의장은 의장 선출전 약속대로 정계를 은퇴했다. 지금은 부산 동아대 석좌교수로 한달에 한 두번씩 강의를 한다. '21세기 국가발전연구원'이사장에 취임,한반도 문제와 관련한 세미나도 열고 있다. 11일엔 탄핵 뒷얘기를 담은 '다시 탄핵이 와도 나는 의사봉을 잡겠다'는 제목의 책을 펴냈다. "헌정 사상 초유의 탄핵 사태에서 역사적 교훈을 찾아야 한다"는 게 출간 이유다. '탄핵 후폭풍'으로 퇴진한 한나라당 최병렬 전 대표는 서울 마포에 사무실을 두고 있지만 자신이 95년에 결성한 '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 활동 말고는 대외활동이 뜸하다. 그러나 정가에선 최 전대표가 현실정치에 복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작년 총선에서 고배를 마신 홍사덕 전 원내총무는 서울 종로에 사무실을 마련,탈북자 관련 활동을 하고 있다. 그는 정치활동 재개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조순형 전 대표도 독서 등으로 소일하며 재기를 노리고 있다. 조 전 대표는 지난달 15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선친 조병옥 박사의 추도식에 참석,총선 참패후 처음으로 대중 앞에 나섰다. 그는 탄핵1주년 성명에서 "탄핵의 시대적 정당성과 헌정사적 의의에 대한 확신은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