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부터 실시된 올해의 국정감사에서도 숱한 '말'들이 쏟아져 주목을 받았다. 해학과 재치로 딱딱하기 쉬운 국감장을 부드럽게 만들기도 했고,'촌철살인(寸鐵殺人)'으로 상대방을 무력화시키기도 했다. 열린우리당 장경수 의원은 "경기도가 서울의 베드타운으로 전락하고 있다"며 "경기도는 몸바쳐 서울에 충성해 왔다"고 꼬집었다. 같은 당 우제창 의원은 지난해 9월부터 시행된 방카슈랑스가 금융산업 질서를 교란시키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방카슈랑스는 황소개구리"라고 표현했다. 한나라당 김애실 의원은 "경제정책이 청와대 앞에서 U턴한다"며 청와대의 반대에 부딪쳐 재정경제부의 정책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같은 당 김용갑 의원은 산자위의 KOTRA에 대한 국감에서 "기업하는데 '칠거지악'이 있다"며 현 정부의 정치불안,정부규제,노사분규,고임금,고지가,세금과다,반기업정서 등을 열거했다. 김기춘 의원은 "노인들은 백차(영구차) 타고 화장장에나 가고 싶어한다"며 경제가 어려워져 노인들이 살기 힘들어졌다고 한탄했다. 피감기관장의 답변도 눈길을 끌었다. 이헌재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은 답변을 재촉하자 "말을 빨리 하면 혀가 꼬여서…"라며 '부드럽게' 넘어갔다. 박승 한은총재는 '신중한 발언'을 촉구한데 대해 "말을 안하니까 기자들이 기삿거리가 없다고 해서"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명박 서울시장은 열리우리당 의원들이 행정수도 이전 데모를 '관제'라고 몰아붙이자 "민제데모"라고 맞받아쳤다. 또한 고성과 막말이 적지 않게 나와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지난 13일 건설교통위의 경기도 국감에선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손학규 지사에 대해 "히틀러보다 못하다"고 말했다. 이에 한나라당 의원들도 '천방지축'등의 거친 표현을 사용,국감이 파행 일보직전까지 갔다. 홍영식·양준영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