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툰부대가 `파발마작전'을 통해 이달 3일부터 20일까지 쿠웨이트에서 주둔지 아르빌에 이르는 1천115km의 육로구간을 이동하는과정에서 다양한 위협이 있었으나 장병들은 모두 무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자이툰부대는 이라크 저항세력의 테러나 기습공격에 대비해 중간 체류지인 쿠웨이트 미군기지인 캠프 버지니아에서 미군측과 긴밀한 협의속에 '파발마작전'을 수립,본격적인 이동에 들어갔다. 먼저 이라크 국토를 종단하는 이 작전을 위해 이동로를 모두 4구간으로 나눴다. 쿠웨이트의 캠프 버지니아~나시리아의 세다기지(325km.9시간), 세다기지~스케니아기지(198km.6시간), 스케니아기지~아나콘다기지(242km.6시간), 아나콘다기지~아르빌(350km.9시간) 등 4구간으로 쪼개 임무를 수행한 것. 이후 육상으로 이동할 부대원 1천175명을 3개 제대로 나눠 394대의 중무장한 장갑차와 방탄차량에 태우고 2~6차선 고속도로를 이용, 평균 80여km의 속도로 신속히이동했다. 동맹국들의 주요 이동로 교란을 노리는 이라크 저항세력들의 적대행위를 회피하기 위해서는 빠른 속도로 이동작전을 끝내야 한다는 현지 한ㆍ미군 지휘부의 공통된판단 때문이었다. 고속이동작전은 한동안 순탄하게 진행됐으나 티크리트 남쪽과 알 힐라 북쪽 이동로에서 급조된 폭발물이 발견되면서 작전차질이 우려되기 시작했다. 특히 이동기간 이라크 저항세력의 적대행위가 무려 40여회나 발생해 부대원을긴장시키기도 했다. 나시리아에서 알 힐라에 이르는 60km의 비포장 구간에는 미군 폭격에 박살난 차량 부속품과 자갈 등이 나뒹굴어 신속히 움직이는 우리 군 차량의 바퀴를 그냥 놔두지 않았다. 여기 저기서 '퍽 퍽'하는 타이어 펑크 소리가 났고 이 때마다 작전이 큰 차질을빚을 수도 있었으나 우다이리훈련장에서 익힌 경계임무 및 타이어 교체기술이 유감없이 발휘됐다. 모든 이동차량에 위성 추적장치를 매달아 캠프 버지니아의 지휘부와 한국에 있는 합동참모본부 상황실에서 이동상황을 실시간 파악할 수 있었던 것도 원활한 작전수행에 큰 도움이 됐다. 이동 차량 10대당 3개 경계부대가 편성되고 장갑차와 험비 등이 호송임무를 완벽하게 지원했다. 경계부대는 7.62mm의 총탄도 막을 수 있는 5.5kg의 사막 방탄복과 방탄 헬멧, K-2 소총, K-3 경기관총으로 무장했다. 저항세력들의 적대행위가 자주 발생하는 스케니아기지~티크리트구간에서는 미군아파치(AH-64) 헬기 4~5대와 함께 F-15 전투기가 추가로 지원돼 공중엄호 임무를 맡았다. 미군측은 이동로 전구간에서 무인 정찰기(UAV) '프레데터'를 띄워 한국군의 이동상황과 테러리스트들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체크하고, 테러리스트들의 무선 및유선통신을 교란하는 전자전 장비도 가동하는 등 매년 한반도에서 이뤄지는 한미연합작전을 방불케했다. 우리 군은 구간별로 이동을 시작하기 30분~1시간 전 전차와 특수부대원들의 정찰을 통해 이동로를 확보하는 방법으로 움직였으며, 긴급 환자 수송용 헬기도 대기시켰다. 다국적군단(MNC-I)사령부의 명령에 따라 구간별로 경계임무를 맡고있던 영국과폴란드군 등도 우리 군의 이동로상에 설치된 급조된 폭발물을 제거하기 위한 폭발물처리반(EOD)을 대기시켜 안전한 이동작전을 도왔다. 한국군의 이러한 준비와 미군을 비롯한 동맹군들의 완벽한 지원에 힘입어 자이툰부대원 약 2천800명이 아르빌에 무사히 도착할 수 있었던 것이다. 다만 아르빌에 도착한 장병들이 주둔 초기에 현지 수질에 적응하지 못한 탓인지배앓이를 하거나 조그만 안전사고가 발생하는 사례가 종종 있었으나 지금은 아무런이상이 없다는 게 합참의 설명이다. 그러나 자이툰부대는 여전히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 전갈과 뱀, 쥐, 파리 등이 부대 막사 주변에서 자주 발견되고 있기 때문이다. 합참은 일사병과 열사병에 대비해 기온에 따른 융통성있는 부대활동과 충분한식수공급 등을 내용으로 하는 7가지 안전지침과 함께 독충 및 독초 차단, 풍토병 주의 대책을 자이툰부대에 하달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three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