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즈미 총리는 이날 오전 정부 전용기편으로 공항에 도착, 10여분 뒤 전용기 트랩을 내려왔다. 다소 굳은 표정이었다. 북한측에서는 김영일 외무성 부상이영접을 나왔다. 지난 2002년 9월 첫 정상회담에서는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영접나왔음을 감안하면 격이 낮춰진 것이다. 공항에는 경호요원과 취재진만 눈에 띄었을 뿐 환영군중이나 군악대의 모습 등은 보이지 않았다. 고이즈미 총리는 트랩 아래서 북한의 김 부상과 잠시 대화를 나눈 뒤 회담장인 대동강 영빈관으로 향하는 리무진에 몸을 실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고이즈미 총리의 정상회담이 열리기 하루전인 21일평양 거리의 담벼락에는 평소처럼 '대일 비난 플래카드'가 내걸려 있다. 환영행사도 전혀 열지지 않았다. 평양 시민들은 "보도를 보았다"면서도 "왜 오는지 모른다"며 무관심한 모습이었다. 프레스센터가 설치된 호텔의 위성 TV에서 일본인 납치피해자의 기자회견이 방영되자 종업원 여성(24)은 "납치문제는 지난번 회담에서 해결된 문제"라고 말했다. 기 자단의 통역담당(35)은 "지난번 회담은 기대했었지만 그후 2년간 오히려 관계가 악화됐다"고 지적했다. ○...고이즈미 총리는 평양출발에 앞서 하네다(羽田) 공항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번 회담이 현재 양국간 적대관계를 우호관계로, 대립관계를 협력관계로 바꾸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피랍 일본인의 북한 잔류가족 8명의 전원귀국이 성사되지 않을 가능성을 묻자 "귀국이 가능하도록 전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또 "오랫동안 가족들과 헤어져 고통속에 지낸 납치피해자들의 비통한 심정을 마음에 담아 정상회담에 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회담장소인 대동강 영빈관은 평양의 북동쪽 근교 대동강변에 있다. 1976년건립됐으며 고(故) 김일성 주석이 1970-80년대 외국정상을 맞을 때 이용했으나 최근에는 사용되지 않았다. 지난해부터 보수공사가 진행돼 지난 3월 마쳤다. 고이즈미총리는 보수공사 후 처음으로 이곳을 방문하는 외국정상으로 알려졌다. (도쿄=연합뉴스) 이해영 신지홍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