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조선인총연합(조총련)내 개혁파들이 중앙본부 지도부를 비판하고 개혁을 요구하는 제언을 인터넷에 올렸다. (http://www13.plpla.or.jp/forum/#teigen) `개혁과 재건을 위한 제언'이라는 제목의 이 글은 "북한에 기울어 재일동포들의현실과 민주주의를 경시한 것이 조직 쇠퇴를 초래했다"고 중앙본부 지도부를 비판하면서 제언을 읽은 사람들의 적극적인 의견개진을 요청했다. 제언을 인터넷에 올린 날짜는 명시되지 않았다. 조총련 내부에서 이런 비판이 제기된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제언 작성에는 30대에서 6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언은 먼저 `조총련은 존망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다. 구체적으로 ▲지난 10년간 조선학교가 30개 이상, 학생은 6천명 이상 감소했고▲한국으로 국적을 바꾸는 동포들이 급증하고 있으며 ▲총련 지부 혹은 학교에 대한지원은 하지만 중앙본부에 대한 기부는 거부하는 상공인이 많다면서 동포들의 `총련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제언은 동포들이 총련을 이탈하는 근본원인으로 '중앙본부의 권위주의'를 들고중앙본부의 권위주의가 "조직내 민주주의를 형해화시켰다"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보수우익세력의 대북(對北) 적대정책'과 매스컴의 비판적인 보도도 조총련을 `위기적 상황' 몰고간 도화선이 됐다고 지적했다. 제언은 이어 민족교육면에서도 "상의하달로 이뤄지는 조직의 결정을 학부모들에게 강요함으로써 혼란과 반감을 불러 일으켰다"고 강조했다. 제언은 특히 조총련이 과거 동포사회 발전에 기여한 실적을 인정하면서도 정책과 인사에서 북한으로부터의 독자성을 회복해 재일동포속에 발을 디뎌야 한다고 역설했다. "개혁과 재건을 위한 제언"이라는 제목의 이 글 작성에 참여한 한 관계자는 아사히(朝日)신문에 인터넷에서의 의견수렴을 거쳐 지도부에 개혁을 요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제언 작성자의 이름을 밝히지 않은 것에 대해 이 관계자는 "집행부에 의견서를제출하면 묵살당할 것이 과거의 예로 보아 확실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이런 방법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조총련 중앙본부측은 "내용을 보지 않아 논평할 수 없다"고 밝혔다. (도쿄=연합뉴스) 이해영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