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14일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새해 내외신 기자회견을 갖고, 4.15 총선에 대한 입장, 재신임 문제, 경제.민생 문제 해결방안 등 각종 현안에 대해 설명했다. 다음은 노 대통령과의 문답. ◇정치분야 --이번 4월 총선에 국민적 기대가 높다. 한국정치의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재신임과 총선결과 연계' 시각이 있다. 아울러 이번 총선을 앞두고 이른바 `총동원령'을 내릴 것인지, 후속 개각과 청와대 개편에 대한 생각은. ▲지각변동이라고 말했는데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설사 (지각변동이) 있더라도 불안과 위험이 아니라, 미래의 새로운 질서를 향한 긍정적 변동이길바라고 그렇게 될 것으로 생각한다. 재신임 문제는 제가 지금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다. 국민투표로 했으면 했는데각 정당의 반대가 있었고, 또 법적 해석에 있어서도 곤란하다는 해석이 나와 국민투표로 하기는 어려운 상황 아닌가 생각한다. 총선 연계 얘기가 있는데 이 문제에 대해 구체적으로 검토한 바 없다. 그러나 검토하기 전에 이미 야당이 강력히 제기하고있고 법적 시비가 일고 있어 설사 내가 생각이 있어도 연계하기가 어려운 상황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이점에 관해선 아무런 결정이 없다. 그러나 재신임은 제 약속이다. 어떻게 실천할지 계속 고심하겠다. 다만 그 시기는 특검 조사가 완전 마무리되거나 어느정도 윤곽이 드러났을 때 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때 심사숙고해서국민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입장을 정리하겠다. 총동원령은 적절치 않다. 특히 제가 쓰기에는 적절치 않은 용어인 것 같다. 열린우리당, 정당에서는 역시 책임정치를 하기 위해, 정책정당이 되기 위해 정부에서공직의 경험을 가진 사람을 영입하길 원할 것이다. 또 그것이 선거에 유리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래서 정당에서의 대거 영입 의사표현이 `총동원령'이라는 이름으로붙여진 것 아닌가 싶다. 대통령은 생각없고 적절치 않다. 국민은 대통령이 각료와더불어 경제민생을 차질없이 챙겨주길 바란다. 그 뜻을 성실히 따르겠다. 다만 선거를 앞둔 시기이므로 정당이 집요하게 영입노력을 하고, 개인적으로 국회활동을 하고싶다는 결정을 내린 사람이 있을 경우 이를 적극적으로, 무리하게 만류하는 것도 적절치 않다. 각자의 판단에 달려있다. 후속 개각은 현재로서 아무 계획없다. 청와대개편도 마찬가지다. --검찰수사 결과 대통령이 선앤문 문병욱 회장으로부터 직접 정치자금을 받고 당선이후 청와대에서 식사한 것이 보도됐다. 또 용인땅 매매와 관련 대통령께서 직접 땅 매입을 부탁한 것으로 보도됐고 선앤문 그룹의 국세청 감세청탁개입 의혹도 있다. ▲여러가지 의혹문제와 관련, 오랫동안 검찰이 수사를 하고 있는 중이란 이유로명확하게 사실 언급을 하지 않아왔다. 왜냐면 해명이라고 해도 검찰수사에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항상 따라붙게 돼있다. 구체적인 문제에 대해선 수사결과가 나오는대로 종합 정리해서 성실하게 하나하나 사실을 밝힐 계획으로 있다. 그때까지는 양해 바란다. 다만 수사와 관계없이 밝혔던 것 하나만 말씀드리겠다. 용인의 이기명 선생 땅은 담보로 압류된 땅이었는데 그것을 강금원 회장에게 매수 요청해서 강금원 회장이 매수했다는 사실은 8월에 밝힌 일이 있다. 호의적 거래인 것은 사실이지만 정치자금, 불법자금과는 전혀 관계없는 일이다. --외교부 직원 조사 파문과 관련, 국민들이 황당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대통령을 폄하하는 발언을 하고 이례적으로 강경대응을 하는 등 모양새가 좋지않은 것이 사실이다. 근본적 원인이 어디있고 해결방안은 무엇인가. ▲모양새가 좋지않게 됐습니다만 또한 그것이 존재하는 현실이다. 공직자는 대통령의 정책과 정책노선을 존중하고 성실히 수행해나가야 한다. 혹여 생각이 대통령의 정책과 다를지라도 그것을 성실히 존중해야 한다. 왜냐면 대통령은 자기 외교정책을 공약으로 내걸고 국민선택을 받아 대통령이 됐기에 대통령이 대통령으로 있는 동안은 그 정책이 실현돼야 하는 것이다. 대미외교과정에서 외교부 일부 문제되는 공무원들이 저의 정책에 대해 오해가 있었거나 이견이 있었던 것 같다. 때때로 대통령 정책방향을 바꾸고자 하는 의도로 보이는 사전정보 유출이 있었고, 때로는 결정된 정책의 세부정책 영향을 끼치려는 것으로 보이는 정보 유출이 있었다. 그러나 그동안 몇번 주의를 환기하고 대통령 정책을 따라줄 것을 요구 했다. 그 요구에 대해 몇사람의 응답은 바로 대통령 외교노선에 이의를 제기하고 불쾌한 감정을 드러내는 모욕적 언사를 하기에 이른 것이다. 어떻게 조치할지는 아직 협의를 안했다. 협의해서 할 것이지만 중요한 것은 얼마만큼 강하게 징계해서 보복하느냐 본때 보여주냐 하는 것이 아니라 대통령 외교정책 수행에 지장이 없도록 계속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적절하게 인사를 통해서 위치 바꿔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외교정책을 수행하는데 있어 지장이 없도록 우선 인사조치 할 것이다. --화요일 비서실 워크숍에서 부조리한 사회구조를 개혁하겠다는 의지를 당부했지만 일부 공무원들 사이에서도 대통령의 철학과 정책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대통령의 비전과 방향이 잘못된 것인지, 국민들이 이해를 못하고 있는지, 참모가 인식을 못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이를 어떻게 극복해 나갈 것인가. ▲과거 그런 병폐가 있어왔고 다시 또 잔재가 남아있다는 사실을 누가 부인하는지 저는 잘 알지 못한다. 잔재와 병폐가 해소돼야 한다는데 대해서도 누가 이의를 제기하는지 잘 모르고 있다. 물론 이해관계가 부딪히는 일부 기득권 집단이 있을 수 있겠지만 내놓고 부당하다고 말하는 것을 듣지 못했다. 이것을 우리사회의 보편적 공감대라고 생각한다. 기존의 모든 체제와 구도를 한꺼번에 무너뜨리겠다는 것도 아니고 이미 시작된 일이다. 국민정부 들어선 이후 재계와 정권사이의 유착은 없어졌거나 거의 해소된 상태로 왔다. 국민정부 들어서고 나서 언론과의 관계도 점차점차 달라지기 시작했다. 이제 참여정부에서 정부내 권력기관과 대통령 관계사이가 엄청나게 라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쉽게 따라가고 있지는 못하지만 변화를 많은 국민들이 수용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 이런 큰 변화들을 제 임기중에 구조적으로 마무리 하고 싶다는게 저의 소망이다. 성실히 해 나갈 생각이다. 일부 공무원이 말했다는데 제가 잘 몰라서 어떤 공무원이 이의를 제기하는지 몰라 답변드리기 어렵다. --대통령의 우리당 입당시기가 초미의 관심사다. 빨리 입당하지는 않겠다고 했는데 총선전까지 우리당과의 관계는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 최근 여권인사들이 청와대에서 식사회동을 하면서 총선구도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민감한 발언이 여러차례 보도돼 정치권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우선 본 질문에 답변하기 전에 식사정치 말씀부터 드리겠다. 그것 좋은 것 아닌가. 미국이 독립하고 6대 대통령때까지는 제한선거 제도였다. 세금을 많이 내는 일부 유력자만 선거권을 갖고 일반국민은 참정권이 없는 민주주의를 했으나 귀족민주주의, 제한 민주주의를 했다. 7대 대통령이 저와 비슷하게 학력이 낮고 독학으로 변호사를 해 대통령이 됐는데 그 후보가 대통령이 되자 `커먼맨' 즉 보통사람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식당에서 각료들과 국정을 논의해 `키친 캐비닛'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당시에는 이게 야유였는데 지금은 긍정적인 역사적 사건으로 받아들여지고 그분이 대통령이 됐을 때 보통선거권이 확대된 역사적 사실이 있다. 어떻든 한국에서도 민주주의로 모든 국민이 참여하나 좀더 보통사람에게 민주주의가 됐으면 좋겠고 식당에서도 국정을 논의하는 다양하고 자유로운 대통령 문화가 생기길 바라다. 식사정치를 좋은 의미로 받아들여달라. 다른 당에서 보면 언짢은 말이 왜 자꾸 나가냐 하는데 그점에 관해서는 저도 결과적으로 미안스럽게 생각한다. 그러나 청와대에서 일하다 그만두고 정계에 진출한다고 사표내고 나가는 사람에게 점심 한번 안하면 매정한 사람이 되고 정국이 어려우니까 격려하느라고 `걱정하지 마시요. 앞으로 양강구도 되지 않겠느냐'고 했는데, 보도를 목적으로 한 게 아닌데, 그렇게 전달됐다. 전달의 우려가 있다고 해 사석에서 사적인 격려의 얘기도 못한다면 그건 너무 좀 어렵지 않겠나. 그런 얘기 있을 수 있고 흘러나갈 수 있는 일로 수용할 수 있는 여유있는 정치를 했으면 좋겠다. 크게 법에 어긋난 일도 아니지 않나. 또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건의사항이 있다고 입당을 건의하러 왔다. 역시 정치에 관해 주제없는 자유로운 얘기를 많이 하게 된다. 그 일부가 나갔으나 그런 것은 정치적 공방의 문제로 받아들여주면 고맙겠다. 외부적으로 표현하기 위한 것은 아니지만 전달될 수 있고 불법이 아닌 것을 불법 이라고 공격하는 것은 정치적 공방이 아니겠나. 이런 일까지 시비돼선 안된다고 생각하고 공방을 하면된다고 생각한다. 열린우리당 입당시기는 정하지 않았으나 입당하고픈 생각이다. 지지하는 정당이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지난번 대통령 후보일때 당내에 저를 지지하는 세력과 지지하지 않는 세력으로 갈라졌는데 저는 그렇게 판단했다. 개혁을 지지해 저를 지지한 사람이 있고 개혁이 불안해 저를 지지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어서 갈라졌고 결과적으로 저를 지지했던 사람들이 열린우리당을 하고 있어 정치노선에서 그분들과 같이 하고 있다. 입당이 도리죠. 그러나 입당을 미루는 것은 정치적 공격을 많이 받고 있고 미리부터 휘말리고 싶지 않다. 더 큰 이유는 제가 혐의를 받고 있고 주변사람이 조사를 받고 있으며 이 조사가 실질적으로 저를 겨누고 있다. 그 조사가 끝나기전까지는 개혁의지를 가진 정당에 누를 끼치지 않기위해, 제 스스로 판단이, 우리당 이미지인 개혁지향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에 제문제에 대한 가닥이 잡혀야 입당 자격이 있다고 스스로 기준을 정하고 있다. 제허물이 명확해지고 이후에 불안이 없도록 해야 국민의 판단에 혼선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제 문제가 정리되고 저도 모르는 일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이 정도면 당에 부담되지 않겠다'는 판단이 설 때 입당하도록 하겠다. (서울=연합뉴스) 조복래 고형규 김범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