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대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내에서 추미애(秋美愛) 카드를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열린우리당 전당대회에서 50대 초반의 정동영(鄭東泳) 의원이 당 의장으로 선출되자 40대인 추미애 의원을 대항마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이 더욱 설득력을 얻는 분위기다. '추미애 역할론'의 골자는 추 의원이 영남 출신으로서 호남에서 일정한 지지를 받고 있고, 서울을 지역구로 갖고 있다는 점에서 정 의장보다 `흥행성'이 높기 때문에 하루빨리 당의 얼굴로 내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당내 일각에서는 선거대책위원회를 조기 발족해 추 의원을 위원장으로 전면에내세워야 한다는 의견까지 제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 소장파 목소리를 대변하고 있는 장성민(張誠珉) 청년위원장은 12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총선에서 정동영 카드를 무력화시키려면 추미애 카드를 활용할 수밖에 없다"며 "추 의원을 전면에 내세워 열린우리당과의 개혁경쟁에서 승리하는 것만이 총선에서 이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으로, 선대위 체제로의 조기 변환도 고려해야할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소장파의 이같은 주장에 대해 조순형(趙舜衡) 대표 등 당 지도부도 일단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조 대표는 "추 의원이 지금도 잘하고 있다"며 선대위 체제로의 조기전환 주장에는 일단 거부감을 보이면서도 "추 의원이 총선에서 할 역할이 있을 것"이라며 `추미애 역할론'에 힘을 실어줬다. 강운태(姜雲太) 사무총장도 "추 의원은 민주당이 갖고 있는 소중한 인적자산"이라며 "추 의원에 맞는 역할이 주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추 의원은 자신을 향한 `역할론'에 대해 "그런 역할을 하기 위해 지도부에 참여한 것"이라며 "개벽과도 같은 개혁을 통해 총선 승리를 이끌어내야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고일환 기자 kom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