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재작년 2월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을 앞두고 문병욱 썬앤문 그룹 회장에게 자금 지원을 요청한 사실이 추가로 밝혀지면서 두 사람의 관계에 다시 눈길이 쏠리고 있다. 8일 검찰 등에 따르면 노 대통령은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을 앞둔 2002년 2월 하순께 문 회장에게 만나자고 전화를 걸어 경선 기탁금 지원을 요청했다고 문 회장이검찰에서 진술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노 후보는 문 회장을 만나 "경선 기탁금을 내야 하는데 돈 마련할 데가 마땅치 않다. 좀 도와달라"고 요청했고, 문 회장은 이틀 뒤 자신이 운영하는 서울 강북에 있는 V호텔에서 노후보측 보좌관을 만나 5천만원을 줬다. 5천만원에 대해서는 이틀 뒤 민주당 부산북과 강서을 지구당 명의로 영수증을받았다고 문 회장은 진술했으며, 검찰 역시 이 돈은 합법적인 정치자금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문 회장은 또 노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된 직후인 작년 1월4일 당선자 신분이었던 노 대통령의 명륜동 자택을 직접 방문해 식사를 했으며, 취임 직후인 4월에도 청와대를 방문해 노 대통령과 오찬을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드러났다. 두 차례 회동은 모두 노 대통령의 고교 후배인 홍모씨에게 요청해 성사된 것으로 검찰은 파악하고 있으며, 이광재씨가 썬앤문에서 받은 1억원 수표를 현금으로 바꿔준 김모 K은행 지점장도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재작년 11월7일 서울 R호텔에서 노 후보와 조찬 모임을 갖고 나서 노 후보를 뒤따라 나가던 이씨에게 1억원 수표를 전달하면서 `수표'라고 얘기했지만 앞서나가던 노 후보는 그 소리를 듣지 못했을 것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문 회장은 대선 직전인 재작년 12월7일 김해 관광호텔을 찾아가 노 후보와인사를 나누면서 그 자리에서 여택수 당시 수행팀장에게 쇼핑백에 담긴 현금 3천만원을 건넸다고 진술한 반면 김성래 썬앤문 전 부회장은 노 후보에게 직접 돈을 전달했다며 서로 엇갈린 증언을 해 진위 여부가 주목된다. 이에 따라 검찰은 당시 노 후보와 자리에 함께 있었던 여택수 당시 수행팀장이자신이 직접 받았다고 진술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노 후보가 있는 자리에서 문 회장이 3천만원을 여씨에게 전달했다고 정리해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서울=연합뉴스) 조계창 기자 phillif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