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당권에 도전장을 낸 후보들이 저마다독특한 `인물 이미지메이킹' 기법을 통해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다. 광고에서 유래된 이미지메이킹은 정치 분야에서는 그 역사가 짧지만, 정치인을 대중에 알리고 차별성을 부각시키는 데 효과 만점이란 점에서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선거전략의 하나로 각광받고 있다. 이미지메이킹으로 가장 재미를 본 사람은 인기드라마 의 `한상궁'을 자처하는 유재건(柳在乾) 후보다. 유 후보는 "장금이를 길러낸 한상궁처럼 보이지 않게 일하는 사람이 필요하다"며 당내 안정희구 심리를 자극, 최고령(67세)의 핸디캡을 딛고 있다. 유력한 당권주자인 정동영(鄭東泳) 후보는 새해가 갑신년인 점을 감안, `한국의 토니 블레어'에서 `성공한 김옥균'으로 이미지 변신을 꾀하고 있다. 출사표에서는 "120년전 실패했던 젊은이들의 갑신개혁을 2004년에 이뤄 신야당의 구질서를 패퇴시키겠다"며 `최연소' 이미지를 부각시키기도 했다. 정 후보와 이미지가 상당부분 겹치는 신기남(辛基南) 후보는 차별화 전략 차원에서 `탈레반'이란 꼬리표를 떼고 `변호사' 이미지를 구축하는데 정성을 쏟고 있다. 한나라당 탈당파인 이부영(李富榮) 후보는 만화영화 `독수리 5형제'의 맏형임을내세워 청장년층의 표심을 자극하고 있고, 김정길(金正吉) 후보는 영남후보론에 제격인 `동남풍' 이미지로 승부수를 던졌다. 또 허운나(許雲那) 후보는 자신에게 덧씌워진 `귀티'를 털어내기 위해 "대학시절부터 독학을 해 세계적 IT전문가로 컸다"는 점을 강조하고 나섰다. 노무현(盧武鉉) 대통령과 함께 `통추'에 몸담았던 이미경(李美卿) 후보는 `노사모'를, 재야세력 대표인 장영달(張永達) 후보는 김근태(金槿泰) 원내대표를 각각 자신들의 우군으로 거론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재현기자 j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