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특검법안 거부권 행사에 따른 한나라당의 등원거부로 촉발된 국회 마비사태가 2일로 8일째를 맞는 가운데 한나라당이 이르면 3일께 전격 등원을 결정해 4일부터는 국회가 정상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자민련이 1일 의원총회에서 특검법 재의시 찬성당론을 확정한 데 이어 민주당도2일 중앙위원회와 의원총회를 잇따라 열고 특검법안 재의에 대한 입장을 정리, 재의시 찬성당론을 확인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은 이날 주요당직자회의와 운영위원회, 시도지부장 오찬 간담회를 열어재의및 국회 정상화 문제에 대해 의견을 수렴한 뒤 이르면 3일께 원내대책회의와 의원총회를 개최, 국회 등원 여부등 대치정국 해법에 대한 당론을 결정할 예정이다. 홍사덕(洪思德) 총무는 주요당직자회의에서 "민주당과 자민련은 당론으로 재의찬성투표 하겠다며 우리(한나라당)의 철회주장을 거기에 접근시켜 달라고 했다"면서"재의에 회부해 특검법안을 통과시키면 철회를 강요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얻을 수있다"고 말했다. 홍 총무는 앞서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자민련 김종필 총재의 경륜과 감각,민주당 조순형(趙舜衡) 대표의 대국을 보는 안목이 우리당(한나라당)의 노 대통령에대한 단호한 의지와 같이 버물려서 최종적으로는 좋은 결과를 가져올 것으로 본다"면서 특검재의 3야 공조에 의미를 부여한뒤 "오늘 운영위를 마치면 내일 일정을 잡을 예정이며, 오래 끄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게 내 판단"이라고 밝혔다. 강경투쟁을 주도해온 이재오(李在五) 사무총장도 "민주당과 자민련에서 재의시 찬성표를 던지겠다고 당론을 확정하면 우리당(한나라당)은 관련 의결기구 회의를 열어 의견을 들어보겠다"고 말했고, 박 진(朴 振) 대변인은 "민주당 의총 결과를 보고한나라당도 조만간 의총을 여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정의화(鄭義和) 수석부총무는 "내일(3일)부터 전체 의원들이 서울에 있도록 할 생각"이라고 말해 한나라당의 등원 결정이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국회 정치개혁특위 한나라당 간사인 이경재(李敬在) 의원은 "정치개혁 관련 정당간 협의를 계속해 나가겠다"면서 "오늘 오전 9시에 비공식 간담회를 가졌다"고 말해 국회 부분 정상화가 사실상 시작됐음을 공개적으로 알렸다. 한나라당이 이처럼 조기등원 쪽으로 방향을 급선회한 것은 국회 마비사태가 지속돼 새해 예산안 처리가 법정시한을 넘긴 데다가 대학 수능시험 파문, 이라크내 한국 근로자 피격사건, 부안 핵폐기장 사태 악화 등으로 국회 파행에 대한 비판여론이 높아지고 있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분석된다. 또 7일째 단식투쟁중인 최병렬(崔秉烈) 대표의 건강상태가 악화되고 있는 점도 감안됐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최 대표는 국회 정상화와는 별도로 계속 단식투쟁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최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단식의 직접적 이유는 대통령의 측근비리 특검거부이나 지금 대한민국이 어려운 데 대통령이 그것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어 깨우쳐 줘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병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