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28일 밤 SBS TV 생방송 토론프로에 출연,1백여분간 차분하게 국정 현안에 대한 소신을 밝히면서 특유의 자신감과 여유를 보여줬다. 지난 5월1일 MBC TV 토론에 이어 취임 후 두번째로 가진 이번 토론은 대통령 숙소인 청와대 관저에서 이뤄졌으며,3명의 패널들과 함께 원탁에 둘러앉아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노 대통령은 먼저 '대통령 못해 먹겠다'고 말한 것과 관련,"막상 대통령이 되니 생각과는 다른 일들이 많이 있고,쉽지는 않은 일이었다"며 "하지만 지금은 '대통령을 못해 먹겠다'고 할 만큼은 아니며 그 당시의 상황에서 나온 말"이라고 설명했다. 노 대통령은 또 자신의 솔직함에 대해 "(취임 후) 몇달 지나고 보니 좀 지나쳤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며 "기본 방향은 옳은데 운용과정에서 미숙했다"고 자평했다. 최근 TV홈쇼핑에서 이민상품이 많이 팔려 나간 것과 관련해서는 "80년대 초 이민을 생각해 봤지만 아무리 잘돼 봐야 한국에서 변호사가 누리는 지위보다 나을 게 없을 것 같아 그만 뒀다"고 토로한 뒤 "다른 나라 사람들이 한국을 경이적으로 바라보고 있고,이민을 실행하는 사람도 많지만 그것으로 인해 한국이 크게 무너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교육문제와 관련,"제 아들을 유치원 보낼 때부터 고민했지만 지금은 취직해서 일 잘하고 있다"며 "제 아이가 같은 또래 중 최고 수준이 아닌 데도 세계 어느 나라 대학 졸업생하고 비교해도 빠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