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은 27일 의원총회에서 최병렬(崔秉烈)대표의 단식 농성 등 전면투쟁을 벌이고 있는 한나라당에 대한 대응방식을 놓고 주전론과 주화론의 입장이 엇갈리게 나타났다. 최 대표의 단식농성에 대해 민주당과 개혁당 출신 의원들은 "불법 대선자금과 당내 갈등으로 빚어진 정치적 위기를 타개하려는 행위"라며 성토에 주력한 반면 한나라당 출신 의원들은 "한나라당의 협박에 굴복해서도 안되지만, 굴종을 강요해서도 안되니 진지한 대화를 시도해야 한다"고 노무현(盧武鉉) 대통령과 당에 주문했다. 특히 김근태(金槿泰) 원내대표는 민주당 출신이지만, "살수(殺手)정치로는 어떤 문제도 해결할 수 없다"며 "노 대통령에게도 이런 뜻을 전하고 싶다"고 말해 노 대통령이 대립정국을 주도적으로 풀어나가야 한다는 뜻을 시사했다. 이강래(李康來) 의원은 "한나라당의 강경투쟁은 재의 자신이 없고, 당내 갈등을 봉합하며, 대선자금에 대한 검찰 수사가 제대로 안되도록 검찰을 흔들기 위한 것"이라고, 임종석(任鍾晳) 의원은 "한나라당이 법에 보장된 절차에 따라 자신들의 주장을 관철할 수 있음에도 자신들의 정치적 위기 타개를 위해 국회를 볼모로 삼고 있다"고 각각 한나라당을 성토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출신인 안영근(安泳根) 의원은 "오죽하면 단식했겠느냐"며 "청와대와 한나라당간 대결구도를 깨기 위해서라도 우리당 지도부가 최 대표를 방문, 국회를 조속히 재개할 수 있도록 명분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대화론을 폈다. 그러나 개혁당 출신인 유시민(柳時敏) 의원은 즉각 "저는 야당총재의 식사방식에 관심이 없다"며 "한나라당과 민주당을 합하면 200석명이 넘는 국회의원이 재의할 수 있는데도 국회를 나간 것은 존중할 필요가 없다"고 반박했다. 이에 다시 한나라당 출신인 김부겸(金富謙) 의원이 나서 "각종 법안의 결정권을 갖고 있는 한나라당에 굴종을 강요해선 이런 것(법안 처리)을 얻을 수 없다"며 "흥정하는 것처럼 보여 안타깝더라도 진지하게 최 대표를 만나 헌신적으로 풀어가려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노 대통령의 대야 대화를 주문했다. 김 의원은 특히 "모든 상황에 대해 대통령은 무한책임이 있다"며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대통령이 상대편을 좀 자극하는 말을 하지 않았나, 측근문제라면 야당을 달랠수 있는 정치행위가 있어야 하지 않나라고 국민은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임채정(林采正) 의원은 "아무리 진지하게 대화하려 해도 부적절한 단식엔 진지해질 수 없다"며 "대화하는 것은 좋으나, 야당이 특검을 빌미로 검찰권 행사를 방해하는 법치주의 파괴 행위를 하고 있다는 것은 강조해야 한다"고 재반론했다. 유시민 의원의 발언에 대해 이해찬(李海瓚) 의원은 "원체 터무니없는 단식이기에 시니컬하게 대응하기도 하지만, 일반국민에 결례"라고 `주의'를 주기도 했다. 특히 이 의원은 "이번 사태가 어떻게 마무리되느냐에 따라 정치권 전체에 지각변동을 일으킬 가능성이 많다는 느낌이 든다"고 말하고 "지난 대선때 한나라당이 시도지부 차원에서 봉투에 현금을 넣어 지구당에 돌린게 내가 들은 것만 해도 6,7번이었는데 이중 한가지만 공개적으로 밝혀졌고 나머지도 밝혀질 날이 멀지 않았다"고 주장, 눈길을 끌었다. (서울=연합뉴스) 김재현 기자 j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