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김원기(金元基) 의장이 예정에 없었던 '휴가'를 떠난 지 닷새 만인 24일 당사로 출근, 당무에 `복귀'했다. 지난 11일 중앙당 창당대회 때 다친 왼쪽 눈두덩의 붓기도 눈에 띄게 가라앉은데다 시커먼 멍을 가리려고 썼던 진갈색 안경도 벗어 표정이 매우 밝았다. 갈등 상대로 여겨지는 정동영(鄭東泳) 의원과도 미소띤 얼굴로 가볍게 악수를 나누는 등 휴가 전과는 다른 여유도 보였다. 김 의장은 하루 이틀 정도 더 쉴 생각도 했었으나, 당내 현안에 대해 중지를 모을 중앙위원회 전체워크숍이 25일로 잡힌 바람에 복귀를 앞당겼다는 후문이다. 휴가 기간 조기 전대와 의장 간선제를 둘러싼 당내 논란속에 노무현(盧武鉉) 대통령과 회동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면서 `억측'의 중심에 섰던 김 의장은 소장파와의 세대갈등설과 관련, 복귀 일성으로 언론의 책임론을 들고 나와 눈길을 끌었다. 오전 당사에서 대면한 기자들이 `갈등은 풀렸느냐'고 질문을 던지자 "신문이 만들었으니 신문이 풀어줘야지"라고 답한 그는 최고지도부 간담회에서도 공개적으로 불편한 심기를 표출했다. 김 의장은 "말이 나와서 한 가지 덧붙인다"고 운을 뗀 뒤 "노 대통령과 단 둘이서 한 만찬 얘기를 아무도 입 밖에 내지 않았는데 (휴가중에) 언론이 `죄송스럽게' 소설을 많이 쓴 것을 알았다"고 말해, 청와대 독대에서 비롯된 자신의 `시위성' 휴가설을 일축했다. 김 의장은 앞서 23일 오후 자신의 정치특보인 박경산(朴景山)씨의 `남양주미래포럼' 개소식에서도 노 대통령의 `2선 용퇴 요청설'에 대해 "정신이 이상한 사람이 만들어낸 것" "추측기사를 써도 정도가 있다"고 말했고, 정동영 의원과 갈등설에 대해선 "언론이 왜곡해 유도한 것"이라고 거칠게 반박했다. 세대갈등설의 진원으로 언론을 지목한 그의 언급은 특히 당무 복귀 소감으로 "오늘부터 정상적인 제 역할을 하려고 한다"고 당대표로서 `역할론'을 강조한 것과 맞물리면서 향후 행보를 시사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낳고 있다. 내년 1월18일께 정식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때까지 우리당의 중심으로서 흔들림 없이 당을 이끌고 나가겠다는 의지 표현이라는 것이다. (서울=연합뉴스) 김재현 김중배기자 jahn@yna.co.kr jb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