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는 위조여권을 이용해 한국으로 탈출을 시도하다 지난 17일 중국 저장(浙江)성 항저우(杭州) 공안 당국에 체포된 국군포로 출신 탈북자 전용일(72)씨 부부 귀국을 위해 중국 당국과 본격 교섭에 나섰다. 주중 한국 대사관 영사부 이준규(李俊揆) 총영사는 20일 기자회견에서 전씨 부부는 북한에 송환되지 않고 중국내에 있는 것이 확실시 된다고 밝히고 전용일씨가국군포로 출신임이 거의 확실해 중국측에 전씨의 신변안전보장과 한국 귀국을 요구하는 등 외교 보호를 시작했다고 밝히고 중국 관련 당국과 그의 체포가 확인된 날로부터 즉각 귀국 교섭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씨 부부는 체포된 지 이틀만인 19일 오후 베이징(北京)과 지린(吉林)성 옌지(延吉)를 경유, 북한과의 국경지대인 투먼(圖們)의 탈북자 수용소로 압송됐다는 보도가 나와 사태는 복잡한 양상을 띠기 시작했다. 중국 공안이 전씨 부부를 투먼으로 긴급 압송했다면 이는 전씨 부부를 북한으로강제 송환시키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분석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총영사는 중국측이 전씨부부의 정확한 소재지를 밝히지 않고 있으나 중국내에 있는 것은 확신이 간다고 말했다. 류젠차오(劉建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전씨 부부에 대한 중국 조치를 묻는 질문에 아는바 없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중국 공안 당국이 전씨부부를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항저우에서 다른 곳으로 압송했음이 주 상하이(上海) 한국 총영사관에서 확인했다. 투먼의 탈북자 수용소는 북한 당국의 정보기관 관계자들과 국경 수비대 병력들이 탈북자들의 인수를 위해 일주일에도 몇 차례씩 출입하는 곳으로 사실상 북한 송환 대기소라 할 수 있어 전씨 부부의 앞날은 예측 불허이다. 이 총영사는 그러나 외교부를 비롯한 중국 관련 당국에 전씨가 국군포로 출신으로 한국인이라고 설명하고,그의 한국 귀국을 강력 요청한 만큼 전례로 비춰 그를 북한에 송환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보고 전씨의 한국행을 위해 최대한의 노력을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전씨의 입국을 후원해온 최성룡 납북자가족모임 대표에 따르면, 경북 영천 출신인 전씨는 지난 51년 군에 입대했으며 6사단 19연대 3대대 2중대 2소대에서 복무하다 53년 7월 강원도 금화군 제암산고지 전투중 북한군에 포로로 붙잡혔다. 전씨는 지난 9월15일 탈북, 대리인을 통해 베이징 주재 한국 대사관에 자신의신분과 국내 입국 의사를 밝혔으나 대리인의 신분에 의혹이 가고 전씨의 국군포로사실이 즉각 확인되 않아 입국 조치가 지연되자 저장성으로 이동,부인 최은희씨(68)와 함께 위조여권을 소지한 채 항공편으로 입국하려다 체포됐다. 대사관 측은 전씨에게 신원 조회 등을 위해 당분간 베이징에서 기다리거나 베이징 총영사관내 탈북자 수용소에 들어오라고 제의했으나 전씨가 브로커 등의 사주로 위조 여권으로 성급하게 귀국하려다 체포된 것으로 보고있다. 대사관측은 전씨의 국군 포로 출신 경력이 확인 될 경우 그의 한국행 비용을 위해 별도로 3만달러의 예산 신청까지 건의했다고 한 관계자는 밝혔다. 국방부에 따르면 6.25 전쟁 기간 북한에 억류된 사실이 공식 확인되고 구체적인생사 여부와 신원이 확인된 국군포로는 1천186명으로 지난 1994년부터 올 9월까지탈북을 통해 귀환에 성공한 국군포로는 32명이다. (베이징=연합뉴스) 조성대 특파원 sdc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