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14일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진보정치포럼 주최 `한반도 평화정착과 새로운 세계질서' 세미나에서 만난 한나라당 대변인인 박 진(朴 振) 의원에게 각별한 관심을 표명해 주목됐다. 두 사람의 인연은 박 의원이 김영삼(金泳三) 정부 시절 청와대 공보비서관으로 김 전 대통령의 정상회담 통역업무를 맡으면서 시작됐다고 한다. 지난 93년 7월 클린턴 대통령의 한국 방문시 정상회담 통역은 물론 김영삼 전대통령과 클린턴 전 대통령이 함께 조깅을 할 때도 두 사람을 뒤따르면서 `밀착통역'을 하기도 했다. 박 의원은 같은 해 11월 백악관에서 다시 `조깅통역'을 계기로 클린턴 전 대통령을 만나는 등 김 전 대통령 재임기간 정상회담과 아.태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등에서 모두 15차례 통역을 통해 대면했고, 15차례에 걸쳐 한.미정상간 전화통화를 통역했다. 이런 인연을 반영한 듯 클린턴 전 대통령은 이날 플라자호텔에서 구면인 박 의원을 만나자 마자 환하게 웃으며 "정말 반갑다. 그동안 잘 지냈느냐"고 관심을 표명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박 의원이 "지금도 조깅을 하느냐"며 과거 조깅통역을 상기시키자 클린턴 전 대통령은 "지금도 한다. 언제 국회의원이 됐느냐"고 물었고, 박 의원으로부터 "지난해 당선됐다"는 답변을 듣자 "정말 잘됐다. 반갑다"며 함께 기뻐했다고 한다. 박 의원은 "한미동맹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동맹관계의 발전"이라며 "94년에 클린턴 대통령 재임시 북한핵 1차 위기가 있었으나 클린턴 행정부가 위기상황을 지혜롭게 극복했다"고 재임중 업적을 높이 평가했고, 클린턴 전 대통령은 "대북 경제지원과 북한의 자급자족을 도와주는 정책이 필요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북한과의 대화와 교섭을 꾸준하게 하는 것"이라고 화답했다. (서울=연합뉴스) 최이락기자 choinal@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