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을 방문 중인 전 북한 노동당 비서 황장엽(80) 씨는 2일 북한에서 어떤 일이 발생했을 때 가장 먼저 반체제 운동을 벌일수 있는 집단은 바로 군대라고 말했다. 황씨는 이날 워싱턴의 한국 특파원단과 한 만찬 간담회에서 "김정일이 군부를 장악하고 있지만 그 밑에서 자유 활동의 가능성이 생길 때 제일 먼저 반체제 움직임을 보일 집단은 군대"라면서 "우두머리 일부가 특권을 누리고 있지만 군인들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황씨는 북한 노동당 국제담당 비서를 지냈으며 1997년 2월 한국으로 망명했다. 황씨는 "북한 군대에서는 중대, 소대 규모의 소집단들의 반란이 수시로 일어나고 있으며 이들은 다 희생되고 있다"면서 "어떤 일이 일어날 때 용감하고 무기도 쓸수 있는 조직은 군대"라고 말했다. 황씨는 이번 미국 방문 전에 일부 학생들이 자신의 방미를 저지하려 한 것과 관련해 "결사대를 조직해서 나의 방문을 막으려 했다는데 한국에 돌아가면 꼭 학생들을 만나서 대화를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황씨는 이어 통일비용 문제와 관련해 "어떤 이들은 통일비용을 이유로 들면서 통일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주장하는데 통일도 되기 전에 왜 통일비용을 걱정하느냐"면서 "내가 아는 한에서는 양곡이나 200만t씩 (북한에) 무상으로 주고 자본과 기술이 마음대로 들어가고 교류 협력을 강화하면 된다"고 말했다. 황씨는 이번 미국 방문에 대해 "짧은 기간이나마 이곳에 온 것만 해도 큰 성과라고 본다"면서 "뉴욕. LA, 시카고도 다 가고 싶지만 아쉽고 다음에 가능성이 있고 허용된다면 다시 오고 싶다"고 말했다. (워싱턴=연합뉴스) 김대영 특파원 kd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