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의 국정챙기기가 독특하다. 30일 관계당국에 따르면 지난 13일 재정경제부 경제홍보기획단의 한 여직원은 노 대통령의 전화를 받았다. "저…대통령입니다.홍보기획과장 계신가요." 대통령 비서실을 통한 전화가 아니라,노 대통령이 직접 다이얼을 돌린 것이다. 전화를 받은 여직원은 수화기를 들자마자 '대통령'이란 말에 놀라 반신반의하면서 바로 B과장을 바꿔줬다. 노 대통령은 재차 대통령이라고 밝히고 "한가지 궁금한 게 있어서 알아보려 전화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재정경제부 홈페이지를 보니 김진표 부총리가 특강을 나가 '1만달러에서 2만달러로 가기 위한 정책의 하나로 경제운용에서 5단계 실천전략을 세워놓았다'고 밝힌 내용이 있는데 5단계 실천전략이 무엇인가"라고 물었다. 말투는 정중한 공대말이었다. 갑작스런 대통령의 전화 질문에 B과장은 "잠깐만요.알아보겠습니다"라며 내용을 바로 정리,"정부의 성장정책으로 수립됐고,재경부에서 앞서 발표한 내용"이라고 자세히 설명했다. 노 대통령은 "잘 들었습니다.수고하세요"라며 전화를 끊었다고 한다. 이날 노 대통령이 전화한 시간은 국회 예산연설로 "12월15일쯤 국민투표로 재신임을 받겠다"고 일정까지 전격 제안한 직후였다. B과장도 처음에는 '대통령이 금방 국회에서 연설하고 있었는데…'라고 생각했으나,노 대통령은 연설을 마치자마자 바로 집무실로 돌아와 부처의 홈페이지를 찾아봤고 궁금한 대목에서 실무담당자에게 전화한 것이었다. 허원순 기자 huh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