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29일 "마음 정하기 정말 어렵다"며 이라크 추가파병과 관련한 구체적 파병안 결정을 앞두고 복잡한 속내를 털어놨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이라크와 동티모르에 파병됐다가 돌아온 서희.제마.상록수 부대 장병 26명을 청와대로 초청, 다과를 함께 하고 "기분은 국위선양도 하고 다시 파병도 했으면 싶지만, 현지에서 일어나는 여러 상황을 보면 이라크 추가파병 문제를 놓고 정말 걱정스럽다"며 고심의 일단을 내비쳤다. 노 대통령은 또 "한미 동맹에도 도움이 돼야 하고, 이라크 국민들에게도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일이어야 하므로 그런 것을 잘 조화시켜야 한다"면서 "그런 점에서 고민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노 대통령은 "오늘 자리가 여러분의 노고를 치하하는 자리지만, 겸사해서여러분의 솔직한 의견을 듣고 싶다"며 "마음을 정하는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참석자들에게 `조언'을 구했다. 노 대통령은 "저도 듣고, 국방장관, 참모총장들, 작전기획본부장도 모두 듣고,여러분 한마디가 참고가 될 것"이라며 "윗분들 눈치보지 말고 솔직하게 보고 느낀대로 편안하게 말해달라. 지휘관들도 그대로 받아들일 것"이라고 주문했다. 이에 참석자들은 "한국군이 성실하고 부지런해 현지 주민들로부터 많은 인정을받았다" "미군이 우리군에 많은 기대를 갖고 있으며, 미군과 친밀감을 갖게 됐다" "좀더 있어 줬으면 하는 이라크 국민들의 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 등의 경험담을 전했다. 특히 이라크 현지 안전문제에 대해서는 "현지 주민들의 민심을 얻는게 관건"이라며 "우리군이 적극적으로 도와주려 하는 것이므로, 가기 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안전 문제가 훨씬 덜함을 느낄 수 있었다"고 밝혔다. 한편 노 대통령은 "여러분의 이야기를 듣고 나니 우리군이 우수한 군대임을 다시 확인하게 돼 마음이 놓인다"면서 "우리 국군이 잘해줄 것으로 생각하게 됐다"며 참석자들의 노고를 치하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범현기자 kbeom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