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사망한 김용순(69) 비서가 맡고 있던 북한 노동당 대남담당 비서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뜻에 따라 대남정책을 총괄하는 자리다. 대남담당 비서는 산하에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조국통일민주주의전선 등을 두고 있는 통일전선부 부장을 겸직하면서 남북 당국 간 대화와 교류협력사업을 추진하는 최고 실무책임자다. 김 비서가 갑작스레 사망함에 따라 후임에 누가 기용될 지가 관심거리가 되고 있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인물은 림동옥 통일전선부 제1부부장과 강관주 대외연락부장. 림 제1부부장은 2000년 김용순 비서가 특사로 남한에 왔을 때 동행한 북한 대남정책 결정의 실무책임자로, 통전부에서 지도원, 부과장, 과장, 부부장을 거쳐 93년께 제1부부장으로 승진했다. 림 제1부부장은 그동안 크고 작은 남북 당국 간 회담의 막후에서 활약한 실세로 지난 88년 노동당 중앙위원회 후보위원으로 등용돼 현재까지 자리를 지키고 있으며 98년 7월 최고인민회의 제10기 대의원으로 선출됐다. 강 대외연락부장은 통전부에서 제1부부장으로 일하다 1997년 대외연락부장으로 승진했으며 림 제1부부장과 쌍벽을 이루는 북한 대남실무책임자다. 북한의 대남 인맥에 밝은 한 전문가는 "실무에 밝고 경력에 따른 정치적 지위도 어느 정도 예상 된다는 점에서 강 부장과 림 제1부부장의 기용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남북 정상회담을 전후로 남북 간 경제.사회.문화교류사업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는 아태평화위원회 부위원장 그룹도 후보군에 들어있다. 그 중에서도 남북 정상회담 특사 접촉에 나섰던 송호경 부위원장과 최근 남북 사회문화교류 분야에서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는 리종혁 부위원장이 여기에 해당하는 인물이다. 그러나 송 부위원장은 지병으로 건강이 좋지 않은 상태고, 이 부위원장은 격이 낮아 강 부장이나 림 부부장보다는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관측이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에서 남북관계를 책임지는 자리를 맡으려면 김정일 위원장의 측근이라는 정치적 배경을 갖춰야 할 것"이라며 "하지만 활발해지는 남북관계를 감안할 때 실무에 밝은 인물이 기용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정연식.장용훈 기자 jys@yna.co.kr jy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