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전 총재가 재출국 시점을 놓고 고민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총재는 25일 차남 수연씨 결혼식에 이어 오는 30일 선친 1주기 추도식에참석한 뒤 내달초 미국으로 다시 출국할 예정이었으나, 최돈웅(崔燉雄) 의원의 SK비자금 100억원 수수라는 복병을 만났기 때문. 검찰 수사가 본격화되는 시점에 훌쩍 떠날 경우 `불필요한 오해'를 살 우려가있고, 그렇다고 무작정 앉아 있을 수만도 없다는 게 고심거리다. 또 최 의원 사건에 대한 입장표명 시점을 언제로 잡을 것인가 하는 문제도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 전 총재는 이에 따라 일단 이달말까지 검찰의 수사 추이를 지켜본 뒤 상황에따라 출국시점을 조정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핵심측근은 26일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현재로선 내달초 출국한다는 당초계획을 변경할 생각이 없지만 상황에 따라 어떤 변화가 있을지 모르겠다"면서 "출국준비야 1~2일이면 끝나는 만큼 날짜를 못박을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 전 총재는 검찰수사가 어느 정도 마무리되는 시점에 자신의 입장을 표명할 것으로 안다"며 "검찰의 수사 속도도 출국 일정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민영규기자 youngkyu@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