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과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는 17일 도쿄(東京)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북한 핵문제는 6자회담을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돼야 한다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 도쿄 시내 모토아카사카의 영빈관 별관에서 열린 이날 회담에서 양국 정상은 또 차기 6자회담이 조속히열리도록 공동 노력하기로 합의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6자회담을 진전시키는 방안을 진지하게 고려하겠다"면서 "(북한이 요구하는) 불가침조약에는 응할 수 없으나 안보에 대한 북한의 우려를 해소하는 방법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고이즈미 총리는 회담에서 이라크 재건을 위해 내년에 15억달러를 무상지원하겠다고 밝히고 자위대의 연내 파견도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 재건을 위한 일본의 재정지원 계획에 사의를 표하고 자위대의 조속한 파견에 기대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만찬을 겸해 2시간 정도 계속된 회담에서 양국 정상은 특히 이라크 결의안이 이날 유엔 안보리에서 채택된 것을 계기로 이라크 재건을 위한 국제사회의 적극적인협력이 필요하다는데도 의견을 같이했다. 일본은 이라크 재건에 내년부터 4년간 총 50억달러를 지원하는 한편 연내에 150명 안팎의 육상자위대 선발대를 이라크에 파견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11월 9일 실시될 중의원 선거에서 자위대 파견문제가 쟁점이 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그 동안 유엔평화유지활동(PKO) 협력법에 따른 파견의 경우 관례화된 관방장관을 통한 공식 파견준비명령은 내리지 않기로 했다. 대신 방위청 장관이 자율적 판단으로 대원 선발, 어학교육, 예방접종, 장비조달 등 실질적인파견준비를 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환율 문제에 대해 부시 대통령이 환율은 원칙적으로 시장에서 결정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언급한데 대해 고이즈미 총리는 경제에 영향을 줄 정도의 급격한환율변동이 있을 경우에는 당국이 개입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설명하고 양해를 구한것으로 알려졌다. 부시 대통령은 18일 오전 다음 방문지인 필리핀으로 떠난다. (도쿄=연합뉴스) 이해영 특파원 lh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