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재신임을 묻겠다"고 밝힌 10일 검찰은 큰 충격에 휩싸이며 향후 파장에 촉각을 곧두세웠다. 특히 노 대통령이 재신임 발언을 하게 된 배경 중 하나가 최도술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 이광재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등 핵심측근들에 대한 잇따른 검찰수사가 큰 원인이 됐다는 점에서 검찰 수뇌부는 남모를 '속앓이'를 하고 있다. 검찰 수뇌부는 노 대통령의 발표 직후 긴급 회동을 갖고 향후 대책과 검찰 입장을 논의하는 등 긴박한 움직임을 보였다. 송광수 검찰총장은 대검 중수부 수사팀과 점심식사를 한뒤 사무실로 들어오다 검찰입장을 묻는 질문에 굳은 표정을 지으며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 특히 SK비자금 사건 수사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안대희 대검 중수부장은 "뉴스를 들었느냐"는 질문에 "무슨 내용인지 잘 모르겠다"고 여유를 보이려 애를 쓰면서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일선 검사들은 노 대통령의 재신임 소식을 듣자 "그게 정말이냐"고 되물으며 "안타깝다" "정치적 쇼 아닌가" "차라리 잘됐다" "대선 상황이 재연될 것 같다"는 등의 다양한 반응을 쏟아냈다. 대검의 한 검사장은 "너무 경솔한 것 아닌가 싶다. 더구나 재신임 결과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 아닌가"라며 답답한 심경을 표시했다. 김후진 기자 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