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주민들은 태풍피해 등 어려운 사정에도 불구, 남측에서 쌀을 보내준 것에 모두 고마워 했다고 북한을 다녀온 정부 관계자들이전했다. 북한에 차관으로 제공한 식량의 분배현장을 확인하기 위해 지난달 20일 부터 지난 4일까지 청진 청암구역 락양 식량공급소 (9월20∼26일), 남포 와우도동 식량공급소(9월25일∼10월 4일),흥남 룡성 식량공급소(9월 29일∼10월 4일)등 3곳에서 식량 분배 과정을 입회하고 북한 주민들과 인터뷰를 가졌던 정부 조사단원들은 10일 그 내용을 공개했다. 청진시 주민 김연희(52.여)씨는 "(태풍) 피해가 많은 것 알고 있다"며 "남녘 동포들이 정성들여 보내줘서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 더 없이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같은 반응은 청진과 남포, 흥남 지역 주민들 모두에게 공통적으로 나왔다. 분배현장 확인단이 "이 쌀이 어디에서 왔는 줄 아느냐"고 묻자 인터뷰한 주민들모두가 남쪽에서 보내준 쌀임을 잘 알고 있었다고 한다. 흥남시 용성2동 주민 박영애(여)씨는 "마대에 써 있는 것만 봐도 알고 조직적으로 알려주기도 한다"며 "정성들여 `한국'에서 보내준 쌀이 아니냐"고 말했다. 이번 인터뷰 결과에 따르면 식량은 가족수, 일수에 따라 1인당 하루평균 380g기준으로 월 2차례에 걸쳐 ㎏당 46원씩 유상 분배되고 있었다. 박영옥(46) 남포시 인민위원회 양정과장은 "힘든 일을 하는 사람은 많이 주고,쉬운 일을 하는 사람은 적게 준다"며 "한 사람당 하루평균 380g을 주고, 이 중에서쌀이 266g, 나머지는 잡곡이며 식량 사정이 어려울 때는 한 사람당 배급량이 200g인 경우도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병자 등 어려운 사람에게 더 주는 경우도 있느냐"는 질문에 "동사무소에서 확인해 의견서를 식량공급소에 제출하면 좀 더 주는 경우가 있다"고 덧붙였다. 박 양정과장에 따르면 지난해 7.1 경제관리개선조치 이전에는 ㎏당 18전에 농민한테 수매해 8전에 배급했는데 그 후에는 40원에 사서 46원에 공급한다고 한다. 또 남측 쌀로 지은 밥의 맛을 묻는데 대해서는 주민들 대다수는 "풀기는 조금없어도 괜찮다"며 대체로 만족했다. 남포시 와우도동 주민 리국화(65)씨는 "여기 있는 쌀이 어디서 온 것인 줄 아느냐"는 물음에 "예. 호남에서 왔습니다"라며 "(배급받고) 모자라는 것은 부업을 해장마당에서 쌀도 사고 반찬 같은 것도 산다"고 말했다. 리씨는 장마당 쌀가격을 묻자 "쌀이 ㎏당 150원쯤 하는데 가격은 오르락 내리락한다"며 "남한동포들에게 고맙고, 어려울 때 서로 돕는 게 통일로 가는 지름길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같은 동 60세 가량 된 주민(여)은 올해 농사를 묻자 "다른 해보다는 잘 된 것같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 유 기자 ly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