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일 오후 5시30분쯤 시작된 류경 정주영체육관 개관식에서는 북측 곽범기 부총리가 체육관 이름에 얽힌 일화를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곽 부총리는 "평양시 보통강구역 류경동에 자리한 류경 정주영체육관은 당초 1999년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난 자리에서 '남북이 각종 체육경기를 교류하고 국제 행사를 치를 수 있는 종합체육관을 함께 짓자'고 약속한 것에 따라 이뤄진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에 따라 분단 반세기만에 처음으로 남측 민간기업인 현대측이 자본과 기술력을, 북측은 노동력과 부지를 제공해 초 현대식 종합체육관으로 지난 2000년 7월부터짓기 시작, 3년여만에 완공됐다. 곽 부총리는 이어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정주영 현대 명예회장과 정몽헌 회장이 꿈을 못다 이룬 것을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유서깊은 평양의 옛이름인 류경(柳京)과 정 명예회장의 이름을 붙여 `류경 정주영체육관'으로 명명했다"고 전했다. 0...류경 정주영체육관은 보통강을 끼고 있으며 인근 105층 높이의 류경호텔 뫼산(山)형 외관과 함께 평양시의 명소로 떠올랐다. 돔 형태의 지붕은 스테인레스 재질로 돼 있으며 마치 비행접시가 착륙해 있는 듯한 형상을 띠고 있어 평양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현대건설 평양현장사무소 직원들은 "특이한 외관과 평양시내 최대 규모의 실내체육관인 점 때문에 평양시민들이 출.퇴근길에 공사 진척에 대해 많은 관심을 보였다"고 전했다. 0...개관식에 이어 오후 6시20분부터 류경 정주영체육관에서 열린 개관축하공연은 남측 참관단 1,100여명과 북측 평양의 시민, 학생 등 1만1,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1부 남측공연과 2부 북측공연으로 나뉘어 1시간50분 동안 진행됐다. 남측의 유정현 아나운서와 북측의 정송희 조선중앙TV방송 아나운서의 공동사회로 진행된 공연은 '평화와 통일의 한마당'을 주제로 흥겨운 '잔치 마당'을 연출했다. 특히 남측 첫 출연자인 가수 이선희씨가 '아름다운 강산'을 열창하자 북측 관객들도 손뼉을 치며 흥을 돋웠으며 조영남씨가 즉석에서 북한 최신 히트가요인 '심장(가슴)에 남는 사람'을 부를 때는 우뢰와 같은 박수와 함께 합창이 이어졌다. 일부 북측 관객은 또 조영남씨가 정주영 명예회장은 물론 남과 북측에서 모두 즐겨 부르는 노래를 부르고 싶다며 '아침 이슬'을 선창하자 손 물결로 화답하기도 했다. 한편 조영남씨가 힐리스(바퀴달린 신발)를 신고 나오자 북측 관객들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공연이 끝날 무렵 류경 정주영체육관 앞 광장에서는 이날 개관을 축하하는 불꽃놀이가 열려 평양의 밤하늘을 화려하게 수놓았다. 불꽃놀이는 이날 오후 7시50분부터 오후 8시까지 10분가량 진행됐으며 천지를 진동하는 거대한 폭죽소리로 개관식 참석자들 뿐 아니라 평양시민들까지 곳곳에 나와 폭죽 쇼를 감상했다. 0...김윤규 사장은 공연 도중 소감을 묻는 질문에 "체육관에서 농구와 씨름 말고도 남과 북이 함께 어울리는 멋진 춤판을 벌일 수 있다는 데 놀랐다"며 "오늘은 입장료를 받지 않았지만 좋은 공연을 준비해 이런 사업으로 돈도 많이 벌어야 겠다"고 말해 장내의 박수와 웃음을 자아냈다. 북측 국립민속예술단의 '꽃피는 강산'이란 무용을 시작으로 막이 오른 2부 공연은 여성 4중창단의 '통일아리랑'과 '봉선화', '흥겨운 들판에서' 등 민요와 가곡 등이 선보였다. (평양=연합뉴스) 공동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