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독(在獨) 사회학자 송두율(59.뮌스턴대) 교수사건, 핵문제에 대한 북한의 위기고조 발언, 이라크 파병 문제 등 한반도를 둘러싼악재가 이어지는 가운데서도 남북관계는 매우 활발하게 이어지고 있다. 당장 6∼9일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 개관식을 위해 현대아산과 체육관계자, 그리고 일반인 1천여명이 분단사상 처음으로 군사분계선을 넘어 경의선 육로를 통해개성을 거쳐 평양으로 향할 예정이다. 특히 이들을 태운 버스만도 수십대에 달해 지난 98년 고 정주영 현대 명예회장의 `소떼방북' 이후 최대의 장관이 펼쳐질 것으로 보여 남북교류의 새로운 장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어 오는 23일부터 닷새간 민족통일평화 체육문화축전이 열려 체육선수단, 예술단, 취주악단, 태권도선수, 보장성원(안내원) 등 500여명의 북쪽 인사들이 한반도최남단 제주에서 평화의 한마당을 펼쳐 보인다. 또 14∼17일에는 평양에서 제12차 남북장관급회담이 열려 `핵재처리 완료 및 플루토늄 용도변경' 주장 등 최근 북핵 위기상황과 관련한 남측의 입장을 전달하고 차기 6자회담 등에 대한 문제가 심도있게 논의될 전망이다. 남북간의 경제협력 논의도 활성화돼 10월말 평양에서 제7차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가 열려 남북 직교역을 현실화하기 위한 중소기업사무소의 북한지역 개설문제를논의하게 된다. 그리고 11∼12일 제3차 남북경협제도 실무협의회와 제3차 남북해운협력 실무접촉이 경기도 문산에서 동시에 열려 4대 경협합의서 후속조치와 북한 선박의 국내 영해통과 문제 등을 협의할 예정이다. 이같은 일련의 당국 및 민간 차원의 남북교류는 송 교수의 처리 문제를 놓고 국내에서 한층 첨예해지는 남남갈등과 2차 6자회담의 성사를 앞두고 핵 문제를 둘러싼북한의 대미 압박 움직임이 강화되는 시점에서 이뤄진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지난 1차 핵위기때 '핵을 가진 자와는 손잡을 수 없다'는 논리에 따라 남북관계가 진전을 보지 못했고 그동안 국내에서 각종 간첩단 사건이 생길 때마다 북한의 반발로 당국간 회담이 열리지 못했던 사례에 비춰 볼 때, 이같은 현상은 이제 남북관계가 일정하게 자리를 잡았다는 것을 뜻한다고 할 수 있다. 더욱이 남측은 각급 회담을 포함해 공식, 비공식적인 자리에서 핵문제 등 현안에 대한 우리측 입장을 직접 전달함으로써 한반도 문제를 남북한이 스스로 풀어내는모양새를 보여줄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사실 이제는 남북관계에 모멘텀이 어느 정도 형성돼 웬만한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을 정도는 됐다"며 "최근의 어려운 정세 속에서도 예정된 스케줄대로 남북관계를 끌고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장용훈 기자 jy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