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두율 교수는 2일 오후 2시 서울 강북구 수유동아카데미 하우스에서 열린 기자회견장에 긴장된 모습으로 부인 정정희(61)씨와 두 아들 준(28)과 린(27), 김형태 변호사를 동반한 채 모습을 드러냈다. 이 날 기자회견장에는 200여명의 취재진이 몰려 열띤 취재경쟁을 벌였다. 송교수 일행이 나란히 단상에 앉자 정현백 성균관대 교수의 사회로 시작된 회견에서 송교수는 그동안의 침묵을 깨고 우선 그간 자신의 입장을 조목조목 정리한 `그간의 활동에 대한 자성적 성찰'이라는 5페이지 분량의 문서를 속사포처럼 읽어내렸다. 이어진 기자들의 질문에 그는 평소의 온화함을 거두고 거침없이 조목조목 대답했으며, "신분이 현재 강사냐 특약교수냐, 강의를 하고 있느냐"라는 모 시사월간 잡지 기자의 질문에 대해서는 "독일 학제에 대해 잘 모르면 입을 닫으라"며 다소 격앙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이어 자신이 현재 맡고 있는 강의인 `반미주의-현상, 원인, 전망'과 '복지사회의 미래'에 대해 장황히 설명하면서 "단 한 번도 같은 제목의 강의를 해본 적이 없다"며 학자로서의 자존심을 세우기도 했다. 그간 그가 한 말에 모순이 있다는 지적들이 여러차례 제기되자 그는 질문 중간중간에 물을 연거푸 마시고 네프킨으로 땀을 닦는 등 당황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회견이 끝나자 그는 "후련하다. 더 이상할 말이 없다"며 홀가분한 표정으로 가족들과 함께 저녁식사를 하러 떠났다. 근처를 지나던 일부 시민들은 그의 회견이 끝나자 "수고했다"라며 함성으로 격려했고, 몇몇은 "지지자다. 힘내라. 뵙고 싶었다"며 그에게 악수를 청하기도 했다. (서울=연합뉴스) 이 율 기자 yuls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