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추가파병 문제에 대한 한미간 실무협의가구체화되고 김진표(金振杓) 경제부총리와 국회 국방위 일부 의원들의 파병 찬성입장표명을 계기로 그동안 수면밑에 있던 파병 찬성론이 부상하고 있다. 이에 대해 청와대와 정부는 "아직 파병 여부를 신중 검토중"이라는 입장을 강조하고 있으나 김 부총리의 언급은 정부가 파병 찬.반론의 적극적인 공론화를 통해 국민여론 수렴에 본격 착수한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특히 내달 3일 이라크 현지조사단이 귀국하는 데 이어 6-8일 서울에서 한미간 `미래한미동맹 정책구상' 실무회의가 열리는 것을 계기로 파병 찬반 논란이 거세게일 것으로 예상된다. 김진표 부총리는 30일 청와대 국무회의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전날 파병 찬성입장 표명과 관련, "정부 전체 입장이 그렇게 결정된 것은 전혀 아니지만, 경제 수장으로서 경제만을 고려했을 때 이라크 진출기회 등을 감안하면 그렇다는 것이며, (찬성) 생각에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윤영관(尹永寬) 외교통상부장관도 기자들과 만나 "미국측이 준비해야 할 상황이있을 것이므로 결정이 너무 늦어져선 곤란하다고 본다"며 "조만간 귀국하는 이라크현지조사단의 조사 결과가 파병 여부와 파병 결정 시기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밝혔다. 특히 라종일(羅鍾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처장겸 청와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CBS 라디오 방송에 출연, 파병부대 성격과 관련, "미국이 요청한 것은 경보병으로 본격적인 전투보다는 테러에 대처하는 등의 치안유지 성격이 강하므로 해병대나 특전대와 같은 부대와 성격이 맞지 않다"며 "현재 전쟁과 본격적인 전투는 이미 끝났으므로 큰 전투를 치를 부대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말해 파병 결정시 대책을 구체적으로 검토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와 관련, 리처드 롤리스 미 국방부 부 차관보도 29일 도쿄(東京)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국은 한국에 3천~5천명 규모의 병력을 이라크에 파병해줄 것을 요청했으며 요청한 부대는 해병대가 아닌 보병"이라고 말했다. 라 보좌관은 또 "정보라는 것은 충분히 수집하려면 중요한 결정의 시기가 지나가 버린다"며 "이런 점을 고려해 빨리 결정을 내리겠지만 특정한 시한을 정하지는않고 있다"고 밝히고, "유엔 안보리의 이라크 결의안이 내달중에는 통과되지 않겠나예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29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처에 대한 국회 국방위 국감에서 한나라당 박세환(朴世煥) 강창희(姜昌熙) 이경재(李敬在) 민주당 최명헌(崔明憲) 의원등은파병 찬성 입장을 나타냈고, 민주당 이만섭(李萬燮) 의원은 "유엔 안보리의 결의없는 전투병 파병에 반대한다"는 말로 유엔 안보리의 결의를 전제로 파병을 찬성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범현기자 kbeom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