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보혁갈등은 좌파와 우파 양측 모두의 심각한 위기의식의 표출에서 비롯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조 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6일 통일연구원(원장 서병철)이 `국내적 통일인프라 실태'를 주제로 서울 롯데호텔 사파이어볼룸에서 주최한 합동연구학술회의에서 "우리 사회의 보혁갈등은 `밀리면 끝이다', `더이상 밀리면 자멸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극단적 언사와 과격한 행동을 표출하고 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조 연구위원은 `진보주의적 좌파'의 입장과 관련, "한국 현대사의 굴곡 속에서 마침내 집권 고지에까지 올랐지만 이를 지키고 진전시킬 수 있는 물질적 토대가 충분히 구축된 상태도 아니고 정치.이념적 헤게모니를 완전히 장악한 상태도 아니라는데서 긴장과 위기감이 나타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보수세력의 반격과 특히 미국의 입장이 진보세력의 집권에 결코 우호적이 아니라는 점에서 미국에 대한 비난과 함께 우려감이 중첩되고 있다고 그는 강조했다. 그는 보수우파의 경우, 2차에 걸친 대통령 선거 패배와 남한사회의 친북성향 확산 등으로 한국의 미래를 우려하고 정치.이념적 위상을 정립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북핵 문제와 한미동맹, 이라크 파병 등을 둘러싸고 반핵과 국익의 기치아래 결집을 과시함으로써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보혁의 이같은 심각한 위기의식은 "돌출적이고 과격한 언행을 낳을 수 있고 비타협적이고 가치편향적인 논리와 주장은 점차 극한적 투쟁양식과 폭력으로 기울어질 경향성이 높다는 점에서 무척 우려되는 상황이 아닐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보혁 모두 성찰적 태도를 가져야 한다며 보수우익은 "기득권을 비판하는 발언을 모두 좌파.혁명적으로 몰아붙이는 언행을 자제해야 할 것"이며 진보좌파는 "책임질 수 있고 현실적인 대안 제시로 국민앞에 나서야 한다"고 역설했다. (서울=연합뉴스) 최선영기자 chs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