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은 눈물이 흔한 사나입니다. 감성이 풍부해서 그런지 이야기를 하면서도 눈물을 뚝뚝 흘리기도 해요. 그럴 때면 옆에 있는 부하들이 아부를 하려는 마음에서 서로 손수건을 꺼내 그의 눈물을 닦아주려는 경쟁을 합니다" 「金正日의 요리사」는 1988년부터 13년 간 김정일의 전속 요리사로 일했던 후지모토 겐지(藤本健二.56) 씨의 수기이다. 책은 지난 6월 출간 이후 저자와의 인터뷰를 덧붙인 증보판. 인터뷰에서 후지모토 씨는 김정일에 대해 "평소에는 친절한 편이지만 가끔 과격하게 화를 내기도 한다"며 "통이 크지만 종잡을 수 없는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김정일은 미각도 뛰어난 사람이다. 요리사인 내가 김정일을 능가하는 미식가를 만나보지 못했을 정도다". 후지모토 씨는 김정일은 요리에 탐닉하고 잡기와 오락을 즐긴다고 증언하면서도 동시에 한시도 국사를 게을리하지 않는 인물이라고 말했다. "장군이 부하 참모들과 초대소에 가서 휴식을 취할 때도 엄청난 분량의 서류가 팩시밀리로 날아왔습니다. 장군은 참모들이 술에 곯아떨어지면 그때부터 새벽까지 집무를 합니다. 다른 사람들에겐 영화를 보라고 하고는 슬쩍 빠져나와 팩스로 날아온 서류를 하나씩 확인하고 검토하는 등 새벽 3~4시까지 일을 했어요" 후지모토 씨와의 인터뷰를 통해 김정일의 별장에도 전기가 나가 고생한 이야기,김일성 사후 신변안전에 대해 불안해 하는 모습, 전쟁을 체스 게임으로 생각한다는 김정일, 기쁨조 이야기 등 김정일의 인간적인 모습과 북한의 실상을 엿볼 수 있다. 책은 후지모토 씨가 북한에 머무는 동안 찍은 80점의 사진도 함께 수록했다. 월간조선사 刊. 269쪽. 1만원. (서울=연합뉴스) 함보현 기자 hanarmdr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