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방문중인 한나라당 최병렬(崔秉烈) 대표는 15일(현지시간) 존 볼턴 국무부 차관과 스티브 해들리 백악관 안보 부보좌관을 잇따라 만나 북핵문제, 주한미군 재배치 등에 관해 의견을 교환했다. 볼턴 차관은 "북핵이 국제적 문제로 된 만큼 유엔 안보리에서도 이를 다뤄야 한다"며 "6자회담과 안보리라는 2가지 트랙이 북핵문제를 풀 수 있는 우리의 능력을 강화해줄 것"이라고 말했다고 박 진(朴 振) 대변인이 전했다. 볼턴 차관은 `북한이 정말 핵을 갖고 있느냐'는 최 대표의 질문에 "북한이 지난 98년부터 시작했는지 아니면 그 이전부터 시작했는지 모르겠으나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농축우라늄을 생산하고 있다는 것에 대한 증거는 확고하다"며 "우리는 영변에서 재처리하는 플루토늄보다 농축우라늄에 대해 더 큰 우려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우리는 모든것을 알고 있지는 않다"며 "북한이 플루토늄 핵무기 1-2개를 갖고 있다는 것을 북한의 행동과 전문가 계산으로 추론할 뿐"이라고 말하고 "북한이 이미 재처리를 완료했다고 하는데 더욱 확실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북한의 말대로라면 앞으로 수개월내에 6-10개의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이나, 북한이 블러핑(허장성세)을 하고 있을 가능성도 있으므로 우리는 검증을 통해 확인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과 관련, 볼턴 차관은 "한국으로부터는 이와 관련해 어떤 공식 입장을 통보받은 게 없다"며 "PSI는 어떤 조직에 가입하는 것이아니라 행동에 참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해들리 부보좌관은 "PSI는 북한의 핵물질이 외부로 나가지 못하도록 하는 능력을 제고하기 위한 국제적인 노력의 본보기"라고 말했다. 그는 최 대표가 `북핵문제 해결 후 주한미군의 재배치'를 요청한 데 대해 "미국은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를 경험한 뒤 재배치가 훨씬 효과적이라는 판단을 하게 됐다"며 "북핵문제가 해결되더라도 미사일이나 통상 전력 문제 등을 놓고 북한과 오랫동안 협상을 해야 하기때문에 무엇이 가장 효과적인 배치인가를 판단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이에 앞서 헤리티지재단 오찬연설에서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원칙으로 ▲남북한,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을 포함한 '동북아평화협의체' 구성 ▲북한 인권상황 개선 ▲남북한 평화공존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제거 ▲남북간 군사적 신뢰 구축 ▲상호주의, 국민적 합의,투명성에 기초한 남북교류 등 6가지를 제시했다. (워싱턴=연합뉴스) 문병훈기자 bhm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