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남부 나시리야에 주둔중인국군 서희.제마부대 장병들은 최근 미국이 이라크 치안유지를 위해 한국군의 추가파병을 요청했다는 소식에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이었다. 장병들은 이라크 전지역에서 미국이 주도하는 동맹군에 대한 소규모 공격과 폭력시위가 계속되고 있지만 전반적인 이라크 상황은 안정적이란 점에서 한국군이 직접 치안유지 임무를 맡더라도 큰 불상사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특전사 출신으로 서희부대에서 경계.경비임무를 맡고 있는 한 대위는 "최근 나시리야 지역에서 현지인들과 동맹군 사이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지만 한국군과 연관된 사고는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군은 현지인에 대한 인도주의적 지원으로 민심을 얻었기 때문에 다른동맹국보다도 치안유지 임무에 적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전사 출신의 한 중사도 "지난 13일 현지 경찰의 발포로 시위대 2명이 사망한사건이 발생한 직후 일부 시위대가 한국군 경비병력과 마주쳤지만 한국군을 향해서는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고는 다른 길로 피해 돌아갔다"며 "치안유지군 파병이 반드시 현지인들과 마찰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추석연휴를 맞아 장병 격려차 이라크를 방문한 한나라당 박세환(朴世煥) 의원은"정부와 여당의 입장이 아직 결정되지 않았고 여론수렴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 파병문제를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전제하면서도 "이 정도 상황이라면 특전사가 아닌 일반 보병을 파견해도 치안유지에 별 문제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미국은 현재 이라크 전후처리와 치안유지 및 재건을 위해 미군산하 13만명의 병력을 주둔시키고 있으며 이와는 별도로 동맹군은 영국 사단장 지휘아래 10개국 병력으로 구성된 다국적군과 폴란드 사단장 지휘아래 나머지 19개국 병력으로 편성된 다국적군을 각각 운영하고 있다. 현재 나시리야 지역의 치안유지 임무는 지난 7월부터 이탈리아군에게 이양됐으며 이탈리아군은 루마니아군과 함께 이 지역의 치안을 유지하고 있다. 서희부대에는 특전사 출신 장병 80여명이 배속됐지만 현지 치안유지 임무는 맡지않고 자체적인 경계.경비임무만 수행하고 있다. 일부 장병은 동맹군 사이에서의 국가 위상 제고와 국군의 활동반경 확대 차원에서라도 치안유지군을 반드시 파병해야 된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한 장교는 "한국군이 추가로 파병된다면 전쟁지역의 치안유지활동을 경험하는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며 "공병과 의무부대 등 동맹군의 외곽지원도 의미가 있지만치안유지임무를 수행함으로써 국군의 위상도 높아질 것 같다"고 말했다. 서희부대와 함께 전후복구 사업을 벌이고 있는 미군 265공병단장 피터 콜 대령은 사견을 전제로 "더 많은 공병과 의무부대가 필요하지만 한국이 치안유지를 위한전투병을 파견한다면 전체적인 균형이 맞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서희.제마부대를 방문한 국회 국방위 장영달(張永達) 위원장은 "추가 파병문제는 국민적 관심사인 만큼 최소한 유엔의 주도아래 국민 여론의 동의가 있어야가능할 것"이라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나시리야=연합뉴스) 고일환기자 kom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