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에서 해임건의안이 가결된 지난 3일 이후 정치권을 강도 높게 비판해온 김두관(金斗官) 행정자치부 장관과 해임안 처리를 주도한야당 의원들이 13일만에 국회에서 처음으로 만났다. 한나라당과 자민련 의원들은 15일 국회의원회관 회의실에서 열린 국회재해대책 특위의 태풍 `매미' 피해대책 관련 긴급회의가 시작되자 마자 김 장관을 몰아붙였고 자진사퇴 의사를 표명한 김 장관도 의원들의 공세에 간헐적으로 맞섰다. 김 장관이 태풍 피해현황을 보고하자 류재규(柳在珪) 위원장은 "앉아서 하시라"고 배려하려 했으나 의원들이 곧바로 "얘기도 안들어보고 앉아서 하라 그러냐"고 반발, 김 장관은 20여분간 일어선 채로 보고했다. 의원들은 또 보고가 길어지자 "간략히 보고하라"고 말을 끊기도 하는 등 김 장관에 대한 추궁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자민련 정우택(鄭宇澤) 의원이 재산피해 보고내용이 전날 오후 10시를 기준으로 작성된 사실을 지적하자 한나라당 권태망(權泰望) 의원은 "재해대책위에서 오늘 오전 6시 기준 피해액을 발표했는데 정확히 파악도 않고 무슨 보고냐"고 몰아붙였다. 김 장관도 다소 격앙돼 붉어진 얼굴로 "이게 본질도 아닌데, 그렇게 몰아붙이지 말라"며 비켜가려 했으나 의원들의 추궁은 질의 시간 내내 계속됐다. 특히 한나라당 민봉기(閔鳳基) 의원은 "국회를 쓰레기 집단에 비유한 것으로 보도됐는데 어떻게 된거냐" "국회의원을 왜 분리수거에 비유하느냐" "장관이 왜 국회의원을 모독하느냐"고 따지고 "언행에 조심하라"는 충고까지 했다. 같은 당 김용학(金龍學) 의원은 김 장관이 재산피해 보고에 대한 의원들의 추궁이 본질에서 벗어난 것이라 말한 데 대해 "오늘 회의는 태풍 피해 보고와 대책 마련이 주제인데, 그렇다면 본질이 뭐냐"고 따졌다. 그러자 김 장관이 "흥분했던 것 같다.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사과하는 것으로 야댱의원들과 김 장관의 감정 섞인 신경전은 종료됐다. (서울=연합뉴스) 강영두 기자 k027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