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남북한과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간의 6자회담이 27일 베이징 조어대(釣魚臺)에서 개막된다. 회담을 하루 앞둔 26일 참가국 좌석배치와 기조발언 순서가 결정되는 등 회담 준비가 완료됐다. 회담 장소인 조어대 팡페이웬(芳菲苑)의 6각 테이블 좌석배치는 출입문 쪽에 중국측 대표단, 맞은편 창쪽에 미국측 대표단이 자리하는 것으로 확정됐다. 미국 왼편에는 북한이, 북한 맞은편에는 한국 대표단이 위치한다. 미국 오른쪽에는 러시아 대표가 위치하고 맞은편(중국 오른편)에는 일본 대표단이 앉는다. 27일 본회담 첫날 중국이 먼저 인사말을 하고 이어 알파벳 순서에 따라 북한 일본 한국 러시아 미국 순으로 인사말을 하며 기조연설은 알파벳 역순으로 미국이 가장 먼저 하고 중국이 가장 마지막이다. 26일 오후 조어대에서 열린 중국 외교부 주최 비공식 만찬은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진행됐다. 한국측 수석 대표인 이수혁 외교통상부 차관보는 "북측 대표단이 긴장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각국 대표단과 이야기를 나눴다"며 "회담에 기대를 갖게 했다"고 밝혔다. 북한측 수석 대표인 김영일 외무성 부상과 미국측 수석 대표 제임스 켈리 국무부 동아태담당차관보도 몇 분간 얘기를 나눴다고 한 참석자는 전했다. 이수혁 대표와 김영일 대표도 "남북한이 서로 잘해봅시다"라며 인사를 주고 받았다. 한국 대표단은 이날 러시아와의 양자접촉을 시작으로 한ㆍ미ㆍ일 3자협의에 이어 중국 대표단과 협의를 갖고 협상전략을 조율했다. 북한을 비롯한 다른 참가국들도 참가국들과 예비접촉을 가졌다. 주중 한국대사관에서 열린 한미일 3자 협의에서는 3국간 공조를 확인하는 자리였다. 이수혁 수석대표는 "3국은 6자 회담에서 밝힐 공통의 틀을 만들었으며 국가별로 강조할 사안까지 협의했다"고 말했다. 미국측 켈리 대표는 즉각적이고 검증 가능한 형태의 북핵 포기를 요구할 것이나 구체적인 반대급부에 대해서는 제시할 계획이 없음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 대표단은 북핵 포기를 전제로 한 대북 지원에 초점을 두되 미국 일본과 보조를 맞추면서 북ㆍ미 의견접근을 유도해 나간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수혁 수석대표는 중국 외교부 청사에서 가진 양자접촉에서 회담기간중 남북한 접촉이 이뤄질 수 있도록 중국에 협조를 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위계출 주중 한국대사관 공보공사는 "북ㆍ미 북ㆍ일 양자접촉은 27~28일 오후로 시간을 잡아 놓고 있으나 개최 여부는 당사자에 달려 있다"고 전했다. 베이징의 한 외교소식통은 이와 관련, "북한과 일본이 양자회담을 갖는데 거의 합의했다"고 전했다. 회담 참가국중 마지막으로 26일 오전 고려항공 편으로 베이징에 도착한 북한 대표단은 주중 북한대사관에 여장을 푼 직후 중국과 양자협의를 가진데 이어 러시아와도 협의했다. 북한 대표단은 중국에 미국과의 양자접촉 중재를 요청하고 법적 구속력을 갖는 북ㆍ미 불가침조약 체결, 북ㆍ미 관계 정상화 등이 이뤄져야 핵을 폐기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