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 대통령과 함께 부인 권양숙(權良淑) 여사도 25일로 청와대 생활 6개월을 맞는다. "노 후보가 당선되면 여성과 보육, 사회복지 분야에서 적극적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한대로 권 여사는 이들 분야를 중심으로 조용하게 내조 행보를 하고 있다. 권 여사의 일정에는 노 대통령과 함께 하는 공식행사 비중이 적지 않다. 최근 민주당 영남인사들과 만남에선 "해야할 일은 많은데 뭐부터 해야할지 순서가 잘 안잡히고 생각보다 바쁘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그러나 노 대통령 취임 100일부터는 나름대로 방향을 잡고, 대통령 부인으로서의 역할을 적극 소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대통령이 참석하지 않는 여성.보육.사회복지 분야 공식행사에 홀로 참석하거나 주관하는 일이 점차 많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권 여사는 지난 19일 노 대통령이 과학기술단체장들을 면담하는 시각에 별도로 여성과학기술단체장들을 청와대로 초청,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권 여사는 "과학기술분야에서도 여성 진출이 늘어나리라고 생각한다"며 `여성의 사회진출'에 각별한 관심을 나타냈다. 권 여사는 특히 이들 분야의 현안이 있을 때마다 참모진에게서 수시로 브리핑을 받고 내용을 익힌다고 청와대 관계자는 귀띔했다. 또한 관계자들을 청와대로 초청하거나 현장을 찾아가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보겠다"며 `성의와 관심'을 표시하는 경우가 많다는 전문이다. 아울러 권 여사는 공식일정이 없을 때는 주로 신문을 읽거나, 역사와 여성관련 서적을 탐독하고, 청와대 홈페이지 등 인터넷 서핑에도 상당한 시간을 할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권 여사를 잘 아는 한 인사는 "권 여사는 노 대통령처럼 독서를 좋아하며 특히 역사지식에 관해서는 프로급"이라고 전했다. 이같은 신문읽기와 청와대 홈페이지 서핑을 통해 노 대통령이 미처 챙기지 못했을 법한 글들을 골라내 아침이나 저녁식사를 함께 할 때 내용을 들려주면서 국민여론 동향에 대한 조언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청와대 경내에서 종종 노 대통령과 함께 자전거 타기와 산책, 배드민턴 치기 등으로 건강을 돌보고, 주말에는 가끔 골프도 함께 즐기고 있으며, 최근엔 막 골프에 입문한 아들 건호(建昊)씨도 가끔 참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연합뉴스) 고형규기자 marx0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