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미국, 일본이 워싱턴 정책협의를 통해 `6자회담에서 북한의 안보 우려를 특별히 다루기로' 한 것으로 밝혀져 관심을 끌고있다. 이수혁(李秀赫) 외교부 차관보는 한국대사관에서 워싱턴 특파원들에게 이같이 밝히고 "3국 공동대응 방안은 지금 밝힐 수 없지만 북한이 실망하지 않을 것"이라고 낙관적인 전망을 피력했다. 북한이 요구한 사항들에 비춰볼 때 그의 이같은 발언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북한은 지난 13일 발표한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미국이 ▲법적 구속력이 있는 북미 불가침 조약 체결 ▲북미 외교관계 수립 ▲북한과 다른 나라들 사이의 경제 협력불간섭 등의 조치를 취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이중 북미 불가침조약 체결 문제는 북한이 일관되게 주장해오고 미국은 시종일관 거부해와 이번 6자회담에서도 양측의 입장이 달라질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 달라질 수도 있다고 기대할 수 있는 것은 경제제재 해제 문제와 가능성은 낮지만 북미 외교관계 수립 정도다. 이 차관보도 이 문제에 대해 "불가침조약 문제는 그 동안 미국측이 수차례 밝혔듯이 이번에도 조약이나 협정의 형식으로는 안한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상원의 승인이 필요한 협정이나 조약의 형식으로 북한의 안보우려를 다루지는 않겠다는 입장을 확고히 했지만 그 밖에 다른 형식으로 북한에 `안보 보장'을 해줄 수는있다는 점을 시사한 바 있다. 콜린 파월 장관은 지난 7일 워싱턴 외신기자센터에서 한 기자회견에서 대북 안보 보장 방안과 관련해 행정부가 서면 보장을 해주고 의회가 이를 결의하는 형식이될 수도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반면 북한은 곧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불가침조약 체결만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서 이 같은 서면 안보보장 및 의회결의 방안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뜻을 시사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한미일 3국이 "북한의 안보 우려를 특별히 다룬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는 아직 알 수 없다. 그러나 미국은 불가침조약을 체결하지 않고도 이문제를 우회적으로 해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보인다고 외교 소식통들은 말했다. 미국은 이번 정책조정 협의에서도 불가침협정이나 조약은 안된다는 입장과 북한이 핵무기를 규명할 수 있고 돌이킬 수 없는 방식으로 폐기해야 한다는 입장을 바꾸지 않았다. 북한도 불가침조약 체결 주장에서 전혀 후퇴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이번 6자회담의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하지만 `6자속 양자회담'에서 미국과 북한은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논의하면서 상황의 진전을 모색해볼 것으로 예상된다. 이수혁 차관보는 회담 전망에 대해 "회담을 앞두고 과도한 낙관이나 지나친 우려는 모두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이제 길고 힘든 여정이 시작되는 만큼 참가국간에진지하고 성실하게 해결책을 모색해 나갈 경우 좋은 성과를 거둘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는 북한이 실망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발언과 함께 음미해볼 대목이다. (워싱턴=연합뉴스) 김대영 특파원 kd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