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고(故) 정몽헌(鄭夢憲) 현대아산이사회의장의 영결식이 끝남에 따라 남북 당국간 합의 일정이 재개되길 기대하고 있다. 북한이 일정 연기를 통보하면서 '추모'를 이유로 들었고 인맥을 중시하는 북한의 문화적 특성상 이번 남북관계 일정 연기가 북한식 애도와 의리의 표현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그러나 북측은 9일 오전까지 내주중 4개 경협합의서 발효통지문 교환과 남북 철도.도로연결 실무접촉을 개최하자는 남측의 제의에 답을 주지 않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9일 "판문점 연락관 접촉을 통해 북측의 답을 계속 요구할 계획"이라며 "장례식이 끝난 만큼 북측도 답을 주지 않고 마냥 시간을 끌지만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런 가운데 북측이 8일 장관급회담 북측 대표단 대변인 명의의 담화를 통해 "정몽헌 선생의 사망에 깊은 애도의 뜻을 표하며 아울러 선생이 바라던대로 6.15 북남공동선언의 기치 밑에 북남 대화와 협력사업들을 계속 벌여 나갈 의지를 표명한다"고 밝히고 나선 데 대해 정부 당국은 일단 긍정적 신호로 평가하고 있다. 통일부 관계자는 "국내에서 남북관계가 장기간 경색될 가능성이 거론되는데 대해 북한이 답을 준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북측도 남북관계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분명히 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정부 내에는 내주에는 연기된 일정들이 재개되지 않겠느냐는 기대가커지고 있다. 철도.도로연결 실무접촉의 경우, 남측 대표단은 모의회의 등 회담 준비를 이미마친 상태여서 언제든지 회의에 나설 수 있고 경협합의서 발효통지문도 정세현(丁世鉉) 통일부 장관이 사인만 하면 아무 때나 교환이 가능한 상태다. 당국간 일정과 함께 11일 금강산에서 열리는 정 회장 유품 안장과 추모비 건립식에 참가하기 위해 김윤규 현대아산 사장이 방북하면 행사에 참가기 위해 평양에서내려온 북측 관계자들과의 협의를 통해 관광 재개 일정도 가닥을 잡을 전망이다. 한편 남북 양측은 대구 유니버시아드경기대회에 북한 선수.응원단 참가를 위한실무협의와 문서교환은 차질 없이 추진하고 있고 오는 14일부터는 8.15민족공동행사개최를 위해 남측의 민간 방문단이 평양을 방문함에 따라 남북관계의 장기경색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연합뉴스) 장용훈 기자 jy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