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남.북한, 미국, 중국, 일본,러시아가 참여하는 6자 회담 수용의사를 우리 정부에 통보해온 사실이 1일 알려지자전문가들은 북한이 합리적인 결정을 내렸다며 북핵문제의 긍정적인 해결을 기대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모든 논의를 한꺼번에 되돌릴 수 있는 민감한 사안들이 산재한 점을 감안할 때 북한의 6자회담 수용은 핵문제 해결의 출발점에 불과하며 종착점에 이르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 북한은 그간 북-미 양자대화를 고집해왔으나미국이 다자회담 아니면 안된다는 강경 입장을 굽히지 않자 차선책으로 6자 형태의확대다자회담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이런 선택은 갈수록 경제상황은 악화되고 조지 W. 부시 미 행정부는 사실상의 대북 봉쇄정책을 장기적으로 끌고 가려는 상황에서 불가피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은 중국, 러시아가 참여하는 6자회담의 틀에서 실질적인 북-미 양자대화를이끌어 내 북미간 현안을, 남북한.미국.중국이 참여하는 4자 대화를 통해 평화체제구축방안을, 그리고 6자 대화의 틀에서 북-미 양자대화와 4자대화에서의 합의사항을보증받으려 할 것이다. ▲ 서재진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북한이 6자회담을 수용함으로써 결국 미국의 의도가 관철됐다고 봐도 된다. 북한으로서도 미국의 군사적인 위협을 감당하기어렵고 최근 중재자로 적극 나선 중국의 압력을 거스르기 어려웠을 것이다. 어차피 다자의 틀로 가야 한다면 6자회담은 북한으로선 최선의 선택일 수 있다. 한.미.일 체제에 옛 맹방인 중국, 러시아와 함께 북.중.러 구도로 맞서려는 의도로 보인다. 북한은 6자회담의 틀에서 미국과의 관계정상화와 경제제재 해제, 나아가 경제지원을 노릴 것이며 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체제보장을 받을 수 있다. 또 그간 미국이 대북 압박의 도구로 삼아온 경수로 건설사업도 긍정적인 방향에서 논의될 가능성이 크다. 6자회담이 잘 진행되어 가면 경수로 건설사업도 중단되지않을 것이다. ▲유호열 고려대 교수= 사태를 악화시키지 않고 대화를 통해 북핵문제를 해결하려면 다자회담으로 나올 수 밖에 없다는 것을 북한도 깨달은 것 같다. 특히 북한은 미국과 불가침조약을 체결하지 않더라도 6자회담에서 선제공격 불가 및 체제보장을 구두로 약속받는다면 나름대로 군사적 위협에 대한 부담을 해소할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다자회담에 러시아를 포함시킨 것은 미국과 일본에 일방적으로 몰리지않으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6자회담이 열린다고 해도 지금까지 북한이 핵과 관련해 쏟아놓은 말이많고 미국은 북핵을 확실하게 제거하려고 할 것이므로 북핵문제가 해결되기까지에는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다. ▲ 홍현익 세종연구소 안보연구실장 = 다자회담에 일본이 빠지는 것을 미국이절대로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므로 북한으로서는 일본이 끼인 5자회담 보다 북한의입장을 대변해줄 수 있는 러시아를 포함시키는 6자회담을 요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중국과 러시아가 참여하는 다자회담에서 체제 보장을 약속할 수 있어 안심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당사국들이 많으면 타협하는데 시간이 걸릴 수 있는데미국이 시간끌기 작전을 벌이지 않는다면 상당히 긍정적이라고 본다. (서울=연합뉴스) 이유.최선영.인교준 기자 lye@yna.co.kr chsy@yna.co.kr kji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