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사상 초유로 전체 대의원에게 당의 운명을 투표로 묻게 될 민주당 8월말 임시전당대회의 후폭풍이 거셀 전망이다. 신당추진파가 내놓은 `통합신당론'이건, 구주류측의 `당 리모델링'이건, 어느쪽으로 결론 나더라도 양측의 승복여부가 최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이며 그 이전에 전당대회 수용불가를 명분으로 한 신주류 강경파 일부의 탈당 가능성도 점쳐진다. 그동안 구주류의 전대 소집 요구를 마뜩치 않게 생각해온 신주류측이 29일 `전대 전격 수용'쪽으로 방향을 틀게 된 것은 대의원 투표에서도 승산이 있다는 판단이섰기 때문이라고 신주류측 인사들은 전한다. 신주류측의 한 관계자는 "최근 지방 순회 신당 토론회의 열기가 뜨거웠다"면서 "민주당으로는 내년 총선을 기약하기 어렵다는 정서가 대의원들 저변에 깔려 있다"고 말했다. 특히 지지부진한 신당논의를 계속 끌어갈 경우 국민의 지지를 점점 잃어갈 위험성이 큰 만큼, 현 시점에서 승부수를 던져 신당의 필요성에 대한 여론을 환기시켜야 한다는 판단도 전대 수용의 한 배경으로 볼 수 있다. 때문에 이번 전대 표결에서 통합신당론으로 결정될 경우 신주류측의 신당 추진동력은 훨씬 탄력을 받게 되면서 정치권 밖의 개혁신당 추진세력인 `신당 연대' 및 한나라당 탈당파들 모임인 `통합연대'와의 결합 논의도 급진전될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신당 자체를 반대해온 구주류 `정통모임'측이 통합신당의 주체와 지향점 등을 명분으로 개혁세력과의 연대에 제동을 걸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지만, 이미 힘이 쏠려버린 신당 추진을 막기에는 역부족일 것으로 보인다. 반면 구주류측의 리모델링안으로 결판이 날 경우 상황이 훨씬 복잡해 진다. 구주류측은 외연확대를 통해 당세 확장에 본격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일 것이고, 조기 총선 체제로의 전환을 위해 임시지도부 구성 등 당체제 개편에도 박차를가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신당을 지고한 가치로 여기고 추진해온 신주류측이 이에 승복할지 여부는 미지수다. 특히 지역주의 타파를 명분으로 한 신주류 강경파 일부가 탈당해 당밖 신당 추진세력들과의 교섭단체 구성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일각에서는 신주류 강경파들이 전대에서 승산이 희박하다고 판단할 경우 전대전에 `선도탈당'할 것이라는 관측도 끊임없이 나온다. 한 구주류측 관계자는 "신주류측이 전대를 수용한 것은 탈당의 명분을 쌓기 위한 것일 수 있다"면서 "특히 표결에서 패한 후에 탈당하는 것은 표결 불복이라는 비판을 받을 소지가 있는 만큼 전대 전에 탈당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전대까지 가지 않고 신당논의가 결론에 이를 가능성이 크다는 시각도 여전히 존재한다. `각목 전당대회'가 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뿐 아니라 어느쪽도 승복하기 어려운 양자택일의 표결 이후에 전개될 민주당의 후폭풍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전대전에 양측이 극적인 대타협의 돌파구를 찾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신.구주류 양측이 이날 신당 조정논의를 위한 `대화모임'을 해산시키지 않고 막판까지 절충을 계속하기로 한 것도 이같은 관측을 뒷받침한다. (서울=연합뉴스) 김현재기자 kn020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