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정대철 대표가 27일 오후 자신의 부모가 합장돼 있는 국립현충원을 찾았다. 검찰출두 통보를 받은 14일에 이어 두번째다. 26년간의 정치인생에서 가장 어려운 고비를 맞고 있는 정 대표의 마지막 선택이 임박했음을 시사하는 장면이다. 정 대표는 굿모닝시티 사건과 관련해 이미 이달 말을 검찰 출두 시점으로 제시하고 청와대에 문책인사를 요구,청와대와도 전선을 형성해 놓고 있는 만큼 이번 주 두가지 핵심 현안에 대해 어떤 방향으로든 가닥을 잡아야 하는 상황이다. 우선 정 대표는 청와대와의 관계설정을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으나 기존의 공세적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전해졌다. 정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지금은 당정협조가 필요한 때"라며"(노무현 대통령이) 권위주의시대때 대통령의 생각을 갖고 있는것 같다"고 노 대통령의 당정분리 원칙을 비판했다. 정 대표는 공세는 계속하되 극단적으로 치닫지 않는 등 공세 수위를 조절하는 모습이다. 정 대표는 검찰 출두문제에 대해 장고하고 있다. 그동안 검찰의 3차례 소환에 불응한 데다,이미 이달말 출두할 것으로 알려진 상황에서 계속 버틸 경우 여론의 역풍이 거세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정 대표는 "미룰 이유도 없고 그럴 일도 아니다"면서도 "신당문제가 매듭지어지지 않을 경우 동지들과 의논해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출두시기가 당초 시사했던 이달 말에서 8월로 넘어갈 수도 있음을 내비친 것이다. 특히 정 대표는 "신당문제가 타협의 기로에 서있다"며 "타협이 안될 경우 2,3주안에 전당대회를 열어 당을 안정시켜야 한다"고도 했다. 신당의 매듭이 풀리지 않을 경우 출두시기가 상당히 늦춰지는 등 '버티기'가 장기화될 수도 있음을 암시한 것이다. 여기에는 검찰이 정 대표의 자금수수를 '개인비리 사건'으로 규정해 놓고 있는데다 검찰 출두가 자신의 대표직 사퇴 논란으로 이어지면 입지가 더욱 위축될 수 밖에 없다는 판단이 작용하고 있는 것 같다. 정 대표는 이날 묘소에 엎드려 "시련은 얼마든지 주십시오.그러나 그것을 이길 힘과 지혜도 함께 주십시오"라고 기도했다. 정 대표가 어떤 결심을 할지 주목된다. 이재창 기자 lee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