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24일 민주당 정대철(鄭大哲) 대표가 `청와대도 문책인사를 해야 한다'고 주장한데 대해 당혹스런 표정을 감추지 못한 채 진위파악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특히 정 대표의 정치적 위상과 굿모닝시티 사건의 파장을 감안, 섣불리 대응할경우 자칫 여권내 파워게임으로 비쳐질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 듯 공개적 대응은 극히 자제하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유인태(柳寅泰) 정무수석은 이날 오후 시내 모처에서 정 대표와 단독회동, 발언의 취지와 배경을 파악하고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에게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정무수석이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면서 "정확한 내용을 알아보기 전까지 청와대에서 공개 대응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청와대 내부기류는 "불쾌하다"는 반응이 주조를 이루고 있다. 특히 정대표가 겨냥한 듯한 청와대 386 인사들은 "정 대표의 심경을 이해하지 못하는 바 아니나 노 대통령에게 문책인사를 요구한 것은 좀 지나친게 아니냐"며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한 관계자는 "노 대통령의 특별 당부도 있은 터여서 386들이 조용히 엎드려 있는데 왜 자꾸 우리를 거론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정 대표의 이날 발언에 대해 "올 것이 왔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여권 관계자들의 말에 따르면, 정 대표가 지난 22일께 문재인(文在寅) 민정수석을 극비리에 만났지만 예상했던 대로 "법과 원칙에 따라 해결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을 통보받고 진노해 있었다는 것이다. 한 관계자는 "정 대표가 문 수석을 따로 만난 것은 검찰내부 기류를 파악하며 문 수석의 `적극적인 역할'을 당부하려 했지만 원칙론적인 얘기만 거듭하자 극도로 흥분했던 것 같다"고 분석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정 대표가 문 수석을 만난지 20분만에 자리를 박차고 나온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정 대표가 검찰 출두를 앞두고 문 수석을 만나 돌파구를 마련하려 했으나 실패하자 청와대를 정조준, "무력시위에 나선게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문 수석은 정 대표와의 회동 사실을 묻는 기자 질문에 "만났는지 안만났는지 말할 입장이 아니다"며 구체적으로 확인해주지 않았다. 결국 정 대표의 돌출발언에도 불구, 청와대가 대응을 삼가는 것은 정 대표의 억울한 심경은 이해하나 참여정부 출범이후 검찰과 청와대의 변화된 역학관계를 고려해 청와대의 입장을 이해해 주기를 바라는 기대감의 표현이 아니겠느냐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서울=연합뉴스) 조복래기자 cb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