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중도파 의원 53명이 `분열없는 통합신당'을 위한 서명작업을 통해 사실상 당내 제3세력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주목된다. 특히 이 서명작업에는 조순형(趙舜衡) 김근태(金槿泰) 추미애(秋美愛) 의원 등신주류 성향이면서도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에게 비판적인 중도파 중진들이 거의 전원 참여하고 있고, 이 협(李 協) 최고위원, 김태식(金台植) 국회 부의장 등 구주류성향 의원들까지 합류하는 등 신.구주류 강경파를 제외한 당내 의원 대부분이 참여하고 있어 이들의 세력화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모임의 좌장격인 조 의원은 "당에 모임이 너무 많아 우리는 모임의 형태를 갖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세력화' 관측을 일축하고 있지만, 당내 일각에서는 "신당 논의가 신.구주류 강경파간 뚜렷한 합의점을 찾지 못할 경우, 이들이 전면에 나설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 중도파 의원은 17일 "최근 정대철(鄭大哲) 대표의 굿모닝 시티 자금 사건에이어 신주류 일부 의원도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신당추진이 시들해지고 있다"면서 "당의 분열을 막기 위한 중도파들이 당의 중심을 잡고 가야 한다는 의견이많다"고 말했다. 더욱이 이들 중도파 가운데 `포스트 정대철'을 은근히 염두에 두고 있는 중진들도 포함돼 있어 이들이 서명작업을 연결고리로 해 신당추진모임이나 정통모임과 비슷한 `기구'로 발전할 경우,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등에서 막강한 영향력을행사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 때문에 신주류측이나 구주류측 모두 중도파들의 서명작업에 대해 "우리와 뜻을 같이하고 있다"며 은근히 이들과의 거리를 좁히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정통모임의 박상천(朴相千) 최고위원이 "당의 분열을 막아보려는 시도"라고 평가한 것이나 신주류의 열린개혁포럼이 성명을 통해 "우리 포럼 소속 의원들이 많이동참하고 있어 격려한다"고 밝힌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그러나 구주류의 한 핵심 인사는 "중도파 모임이 뚜렷한 정체성이나, 목적을 갖고 모인 것도 아니고, 본회의장에서 분당을 막기 위한 것이라며 서명운동을 한 것에불과하다"면서 "중심이 없기 때문에 결속력이 떨어져 세력화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연합뉴스) 김현재기자 kn020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