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아침 신당동 자택을 나선 민주당 정대철(鄭大哲) 대표의 발걸음은 무척 가벼웠다. 전날 밤 삼청동 한 카페에서 청와대 문희상(文喜相) 비서실장, 유인태(柳寅泰)정무수석과 만난 정 대표는 `청와대와 오해는 풀렸나'라는 질문에 "오해는 무슨"이라며 환하게 웃고 "모든 것은 당에 가서 다 밝힐 것"이라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정 대표는 당사 출근전 새벽 2시까지 자택에서 이낙연(李洛淵) 비서실장과 함께확대간부회의에서 밝힐 입장의 문구를 손질하며 대책을 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A4 용지 4쪽인 발언록은 이미 지난 12일 밤 율사 출신인 함승희(咸承熙) 의원의법률적 검토를 거쳤다. 함 의원은 "그저께 정 대표 및 이 실장과 만나 해명서를 작성했다"고 말하고 검찰의 소환 통보설에 대해선 "소환장 대신 검찰로부터 전화를 받았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당사에서 정 대표는 당직자들과 마주칠 때마다 눈인사를 나눴고 함 의원을 보고는 가볍게 손을 흔드는 등 내내 밝은 표정을 보이려 애썼다. 입장 표명 후 비공개로 진행된 회의에서도 당직자들은 정 대표에 대해 `동정심'을 표시하고, 검찰 소환에 응하지 않기로 한 것을 지지하는 의견이 다수였다고 한참석자는 전했다. 문석호(文錫鎬) 대변인은 "회의에선 검찰이 집권당 대표에 대한 수사를 언급하는 절차와 예우면에서 대단히 부적절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며 "당에선 여러가지 제도적 개선을 포함한 대응방안을 마련하기로 결론을 도출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의 한 측근은 "지난 며칠간 대표가 밤잠을 설치며 고민했으나 이제 당분간 당안팎의 문제에 전념하는 등 집권당 대표로서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재현기자 j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