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방부가 북한 김정일 정권의 붕괴를 유도하기 위해 새로운 개념의 비밀전쟁계획을 짜고 있다고 미 시사주간지 `유에스 뉴스 앤드 월드 리포트'최신호(21일자)가 보도했다. 이 잡지는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의 지시에 따라 토머스 파고 태평양 사령관과 미 국방부 작전 담당관들이 수립중인 이 작전계획의 초안은 너무 도발적이라 자칫 전쟁을 야기할 수도 있다는 미 정부 관리들의 말을 전했다. 유에스 뉴스 앤드 월드 리포트에 따르면 `작계 5030으로 불리는 이 전쟁계획의 핵심은 전쟁 발발전에 작전권을 쥐고 있는 지역사령관에게 김정일 정권을 전복시키기 위한 다양한 저강도 작전을 구사할 수 있도록 허용한 것. 군 통수권자의 승인없이도 가능한 사전작전은 북한의 제한된 자원을 고갈시키고 군부의 동요를 유도해 김정일 정권이 붕괴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집중된다. 일례로 작계 5030 초안은 R-135 정찰기를 북한영공에 근접비행시켜 북한 전투기들의 잦은 출격을 유도함으로써 극심한 에너지난을 겪고 있는 북한의 보유 연료를 소진시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미군사령관들이 사전 예고없이 기습적으로 한반도 주변에서 수주간 지속되는 군사훈련을 실시하는 안도 들어 있다. 이렇게 하면 북한은 불가피하게 대비태세를 갖춰야 하기 때문에 식량 등 전시대비 비축자원을 소진시킬 수밖에 없다는 계산이다. 현재의 초안은 아울러 금융시스템 교란과 허위정보 유포 등 전통적인 작전계획에 포함되지 않았던 다양한 전술작전을 구사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이 잡지는 미 국방부는 지난 5월께부터 수립작업에 들어간 작계 5030의 세부내용을 최근에야 백악관, 국무부 및 다른 관계기관에 설명하기 시작했다면서 일부 미행정부 관리들과 군사전문가들은 이같은 작전계획이 위험할 정도로 도발적이라고 지적한다고 전했다. 이 잡지는 새로운 작전계획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북한이 RC-135를 격추시키거나 남한을 향해 포를 쏘아 대기 시작한다면 어떻게 되겠느냐는 전문가들의 반응으로 미국방부가 마련중인 작계 5030의 위험성을 지적했다. 전략예산평가센터 연구원인 앤드루 크레피네비치는 `적(북한)에게 (전쟁의) 주도권을 빼앗길 위험'을 줄이기 위한 것으로 보이지만 새 작전계획 내용은 한반도 전쟁 가능성을 훨씬 높이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이 잡지는 전했다. 또 북한에 지나친 압박을 가할 경우 예상치 못한 반격을 당할 수 있다고 남한과 일본, 중국 등 주변국들이 우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평화시에 공격적인 작전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지역 사령관들에게 더 많은 권한을 주는 작계 5030은 군 통수권자인 대통령과 의회의 권한을 침해하는 것일 수 있다는 고위 관리의 말을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parksj@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