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文喜相) 청와대 비서실장이 11일 저녁 기자들과의 저녁자리에서 정대철(鄭大哲) 대표의 거취문제와 관련해 언급한 얘기를 놓고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문 실장은 이날 20여명의 민주당 출입기자들과 저녁식사를 했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정대표 굿모닝시티 돈 수수건이 터진 바로 다음날이고, 하루종일 정 대표가 `4억2천만원 수수 시인', `대선자금 10억조성', `200억 대선자금 모금설' 등을 폭로하면서 정 대표 거취 문제가 화제의 중심에 있던 날이었다. 특히 현 정권 실세 정치인도 굿모닝시티로부터 돈을 받았다는 의혹이 검찰과 정치권 안팎에 퍼지기 시작하던 상황이어서 일종의 해명성 자리이기도 했다. 문 실장은 200억 문제가 다음날짜 가판신문의 `1면 톱' 기사로 나온 것을 보고는 "나는 정말 대선자금은 모른다"면서 당시 선대위 핵심관계자들의 대선자금 모금과 관련해서는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 경비를 제한 부의금 5천만원을 내고 말았다"고 설명했다. 또 `현 정권 실세 정치인 6억수수설'에 대해선 "나는 실세도 아니고 정치인도아니다"며 "만일 그런 일이 있다면 혀를 깨물고 죽을 것"이라고 자신에 대한 의혹설을 강도높게 부인했다. 야당과 일부 언론에 대해서도 "마치 선거전인 것처럼 착각을 하고 있다. 지금노무현 대통령은 후보가 아니다"면서 "집에서 천덕꾸러기는 밖에서도 대접을 못받는다"며 대통령을 향한 지나친 공격에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 정 대표와 관련한 문제의 발언은 그가 `개혁 주체세력' 얘기를 하면서 불거져나왔다. 그는 노 대통령이 개혁주체세력을 언급한 것과 관련, 자주 예를 들곤했던 일본명치유신때의 `102인 사무라이'를 거론하면서 "개혁을 하려면 핵심 코어그룹이 있어야 한다. 눈덩이도 처음에는 단단하고 조그만 눈뭉치로 시작해서 굴리고 굴려서 커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런 개혁주체세력들의 도덕성 문제, 즉 `클린 핸드', `노블리스 오블리주(지도층의 도덕적 의무)' 등을 언급하며 "개혁을 외치고 있는데 사람들이 `당신은 4억2천만원을 받지 않았느냐'고 말하면 그냥 깨갱할 수 밖에 없는 것 아니냐"고 말을 꺼냈다. 또 "나라면 당장 그만둘 것이다. 아니 그만두는 정도가 아니라 은퇴를 할 것"이라면서 "은퇴가 아니라 감옥에 가는 것인가"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자신의 발언이 지나치게 정 대표를 몰아세웠다고 생각했는지, "솔직히 이런 체제하에서 경선에 나가는데 누가 그 정도 돈을 안쓰겠느냐. 대통령도 할 말이없을 것"이라며 동정론을 펴다가 다시 "그래도 나같으면 당장 그만 둔다"고 말했다. 문 실장은 "요즘같은 당정분리 상황에서 누가 대표한테 나가라, 말라 할 수 있겠느냐"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몇 차례 `오프(비보도)'를 전제하긴 했지만, 도중에 "오프라고 얘기해도지켜지지 않더라"며 사실상 오프 요청이 무의미하다는 점도 인정했다. 문 실장은 이 얘기가 언론에 보도되고 난 뒤 보좌관을 통해 "정 대표의 사퇴를시사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면서 "전체적으로는 본인에 대한 괴담과 관련해서해명하면서 나온 얘기"라고 말했다. 문 실장측은 특히 "당정분리라는 관점, 경선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관점이라는 것이 기본입장"이라며 "`진의'는 정 대표의 사퇴를 촉구하려는 것도 아니었고,그런 얘기가 흘러나가기를 원한 것도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서울=연합뉴스) 김현재 기자 kn020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