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핵문제가 국제사회의 초미의 관심사로부각된 가운데 남북은 서울에서 개최된 제 11차 남북장관급 회담에서 `핵문제를 적절한 대화의 방법을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하기로 합의했다. 남북은 12일 오전 8시45분 서울 신라호텔에서 정세현 남측 수석대표와 김령성북측 단장 등 양측 대표단이 참석한 가운데 2차 전체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을 포함한 공동보도문을 서명, 교환한 뒤 공식 발표했다. 북핵문제와 관련, 공동보도문은 "남과 북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전을 유지하기위해 함께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다는데 인식을 같이 하면서 핵문제를 적절한 대화의방법을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해 나가기로 하였다"고 밝혔다. 공동보도문의 이런 표현은 향후 북한의 다자회담 참여를 통해 북핵문제가 대화를 통한 해결 단계로 진입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한 것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신언상 회담 대변인은 "이는 양측 대표단이 3박4일간의 수많은 협의와 대화를통해 이끌어낸 것"이라며 "북한이 확대다자회담 수용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봐도될 것"이라고 말했다. 남측은 이번 회담에서 북핵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심각한 우려와 단호한 입장을 가감없이 전달하는 한편 북핵문제가 해결될 경우 안전보장문제 해결은 물론 경제협력이 빠르게 진전될 수 있다고 강조하고, 남.북.미.중.일이 참여하는 확대다자회담을 조속히 수용할 것을 촉구했다. 그러나 북측은 핵문제와 관련, 대화를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해 나간다는 것이기본입장임을 밝히면서도 이는 어디까지나 북-미간 문제라며 미국이 대북 압살정책을 바꾸면 대화형식에 구애받지 않을 것이라는 기존입장을 되풀이해 접점 찾기에어려움을 겪었었다. 남북은 또 추석을 계기로 금강산에서 제 8차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실시하고 이산가족면회소 건설 착공식을 갖도록 협력한다는데 합의했다. 이와관련, 남측은 이번 회담에서 이산가족상봉행사와 함께 납북자.국군포로들의생사.주소확인 사업을 진행할 것을 북측에 제의했으나, 실질적인 진전에는 이르지못했다. 아울러 지난 2001년 이후 매년 개최되는 민간차원의 공동행사인 8.15 광복절 대축전과 관련, 이 행사가 화해와 협력의 분위기 속에서 진행될 수 있도록 적극 협력키로 했다. 남북은 이와함께 확대추세에 있는 사회문화분야의 교류를 체계적으로 뒷받침하기위해 차관급을 위원장으로 하는 남북사회문화협력분과회의 구성 문제를 검토키로 하고 이 회의에서 사회.문화.체육 등의 교류협력사업은 물론 북한이 요구해온 상호 비방방송 중지 문제에 대해서도 검토키로 했다. 남북은 이밖에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 제 6차회의를 오는 8월26일부터 29일까지 서울에서, 제 12차 장관급회담을 오는 10월14일부터 17일까지 평양에서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남측은 지난해 11월 개최에 합의하고도 열리지 못한 제2차 남북국방장관 회담개최를 제의했으나 북측이 "이번 장관급 회담의 소관사항이 아니다"며 논의를 거부해 아무런 성과를 얻지 못했다. 남북 양측은 그간 수차례 실무접촉과 수석대표 접촉을 갖고 공동보도문의 핵문제 관련 문안을 놓고 절충을 벌였으나 귀환을 위한 북측의 회담장 출발 시간인 12일오전 8시를 넘겨 합의에 이르는 등 진통을 겪었다. 김 단장을 비롯한 북측 대표단 32명은 이날 오전 9시15분 숙소인 신라호텔을 출발, 인천 국제공항에서 오전 10시 아시아나 OZ-331편으로 출국했다. (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kji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