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측근 기강잡기'에 나섰다. 노 대통령은 2일 오전 비서실직원 조회를 직접 주재,한편으로는 격려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채찍을 가했다. 노 대통령은 1시간의 조회사에서 청와대 직원이 가져야 할 태도와 정신자세를 강조했다. 이날 조회는 일부 비서관의 가족동반 새만금헬기시찰 사건 등 청와대 내부의 기강해이 사례가 잇따르면서 마련됐다. 노 대통령은 먼저 "지금 잘되고 있느냐는 질문을 던지고 싶다"고 말문을 열었다. 매우 무거운 어조였다. 노 대통령은 이어 최근 거론해온 소득 2만달러 목표를 언급하면서 "한마디로 모든 문화가 달라져야 한다.많이 달라졌다지만 아직 멀었다.과거 방식으로는 1만달러 시대를 뛰어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노 대통령은 비서진에게 "분열과 대립,독선과 아집,기득권과 지역주의를 버려야 한다"고 질타하면서 "이를 위해서 공직사회의 선두에 서 있는 청와대 직원부터 앞장서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작은 집착이나 욕심을 버리고 절제하며 긴장할 것 △자신을 죽이고 함께 일하며 토론을 자주할 것 △교만하지 말고 자세를 낮추되 자존심을 지킬 것 △비판할 것이 있으면 당당하게 비판하고 청와대 일을 적극 홍보할 것 등 4가지 덕목을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돈을 벌겠다거나,명예를 얻기 위해서라면 여기 있을 필요가 없다"며 "작은 욕심을 버리고 함께 가다보면 자기도 생각못한 기회가 온다"고 헌신을 호소했다. 노 대통령은 소방헬기 시찰 사건을 거론하면서는 "일거수일투족을 국민이 지켜보고 있다"며 "우리는 날이 잘 선 칼을 가진 사람과 같다"고 절제와 겸손을 주문했다. 한편 청와대는 내년 총선에 출마할 의사를 가진 비서실 직원들에게 다음달 중 일괄 사표를 받는다는 방침을 세웠다. 청와대 관계자는 "노 대통령이 8월 초 여름 휴가를 다녀오면 정국운영 구상을 밝히고 이때 출마를 원하는 비서진을 지역으로 내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장관들은 여기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총선 출마가 예상되는 비서진은 문학진 정무1비서관(경기 하남),박재호 정무2비서관(부산 서구 혹은 남구),박기환 지방자치비서관(포항),천호선 참여기획비서관(서울 송파을),김만수 춘추관장 겸 부대변인(부천 오정),김성진 정무2비서관실 행정관 등이다. 허원순 기자 huhws@hankyung.com